문 프린세스 : 문에이커의 비밀 - 패배를 인정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영화관람을 하는 과정에서 3연타로 지뢰를 밟는 경험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잉크하트'에 이어 '작은영웅 데스페로' 그리고 마침내 '문 프린세스 - 문에이커의 비밀'로 영광의 지뢰 3연타를 달성했습니다! 와아~!


..........._no


아, 뭔가 끝장나게 좌절스러워. 내가 어쩌다 이런 꼴이ㅠ_ㅠ


어쨌든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어차피 헐리웃 영화 아니고 헝가리 영화니까 CG나 이런 것은 볼게 없겠지, 라고 생각한데다가 잔잔한 동화 같은 판타지라는 이야기니까 박진감 넘치는 내용 등은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까지 듣고 가서 기대감을 절묘하게 조절해서 자신이 넘쳤지요. '훗. 어떤 영화든 이 정도면 최소한 실망은 안 할 자신이 있어. 이번에야말로!' 저는 승리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엔딩 스텝롤을 보면서 승리자의 미소를 지을 준비가 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재미없었습니다.(두둥)


난 패배하고 말았어...(먼 산)


아, 이 절망적인 패배감. 물론 이것은 이 영화 하나 때문만은 아닙니다. 3연타로 뽑기운이 나빴다는 것 때문이지요. 이 영화 하나만으로 보면 뭐 그럭저럭, '작은영웅 데스페로'보다 좀 더 못한 시큰둥~한 영화쯤 되겠습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작은영웅 데스페로'랑 비슷한 구석이 있는 영화입니다. 단점이 상당히 비슷해요. 장면장면 작은 부분들은 매력이 보이는데 영화 전체에 관객을 사로잡을 정도로 임팩트 있는 부분이 없고, 인물들은 공감되지 않고 내면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하는 짓이 와닿지 않으며, 내용 중에 보는 사람을 납득시킬 근거가 부족한 것들이 많습니다. 당장 왜 그 저택이 저주받았는지부터 이해가 안 가요; 당장 빤히 보고도 조금도 겁먹지 않는, 피아노가 저절로 쳐지면서 소리가 난다던가 요리사가 요리를 끝내주게 잘하고 마법 같은 재주를 부리면 그게 저주받은 증거인 거야? 그런 거야?;

게다가 영화 전체가 굴곡이 없이 그냥 무난하게 흘러가다 끝나는데, 극적인 구석도 없는 주제에 잔재미가 넘치는 것도 아니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기분 좋게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면 도대체 뭘 어쩌라는 말인가. 덤으로 괴물 개 뢀프(랄프가 아님. 뢀프임!)를 대하는 여러분의 태도는 왜 그렇게 투명드래곤 1편에서 투명드래곤이 짱이라서 도망치는 발록들 같으신가요.

대립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문 사이의 분위기도 이게 진지한 갈등도, 그렇다고 만화처럼 개그스러운 관계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이 어설픔 속에서 도대체 뭘 느끼길 바란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동화적인 이야기를 그릴거면 차라리 가슴 푸근하게 미소라도 짓게 해주던가 아니면 동심을 자극해주던가.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모든 것이 느슨하고 몽실몽실 밀도가 없으며 그렇다고 그것이 달콤하거나 어여쁜 매력을 지닌 것도 아닌 참으로 시무룩한 결과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코타 블루 리차드가 매우 아리따워보여서 얘만 봐도 영화는 어떻든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으신 분, 예쁜 드레스에 하악하악 삘이 팍 꽂히셔서 이거만 봐도 승리자가 된 기분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분이 아니라면 전혀 권하고 싶지 않은 영화 되시겠습니다. 후후후후후후후......



자, 그럼 여기부터는 스포일러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예고편에서도 쓰인 마지막 클라이맥스, 해일과 함께 달려오는 유니콘 군단은 정말로 뿜었습니다. 멋져서 그랬냐고요? 그럴 턱이 있나! 이 미치도록 어색한 움직임은 도대체 뭐야! 고전 명작 애니메이션 '마지막 유니콘'의 마지막 장면을 판박이로 베껴온 것을 논할 가치조차 없이 이 움직임은 실로 미치도록 90년대스러워서 쥬라기 공원 저리가라 할 정도로 어색하다 보니 임팩트고 뭐고 와장창;ㅁ;

천장에서 별이 움직이는 방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제일 매력적인 장소가 아니었나 싶군요. 별들이 하나씩 떨어져내리는 것은 CG 수준이 유치해도 꽤 판타지다운 분위기가 있었죠.


하지만 달의 저주라는 게 설마하니 달이 낙하해서 문에이커 지방과 충돌해서 날려버린다는 소리일 줄이야_no


뭐 완전 현실과는 담쌓은 판타지니까 인력이 어쩌고 하는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거 따질만큼 이 영화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싫었어요 저는...(머엉)


다코타 블루 리치드의 드레스는 제가 봐도 좀 재밌었는데, 예쁘다거나 하는 감정 이전에 치마 뒤쪽 툭 튀어나온 부분이 꼬리처럼 흔들리는게 참 뭐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이게 이 영화에서 제일 재밌었던 부분이었어요.(...)




덧글

  • SoulLoss 2009/02/23 00:01 # 삭제 답글

    ...............이른다 지대로 밟아버렸다 라는거군요.

    (로오나경은 영화의 함정에 빠졌다)
    혼란이 +1 증가합니다.
    혼란이 +1 증가합니다.
    혼란이 +1 증가합니다.
    혼란이 +1 증가합니다.
    로오나 경의 호칭이 "영화에낚인.. (퍽!)
  • 로오나 2009/02/23 20:56 #

    SoulLoss // 밟았죠. 밟았어...(먼 산)
  • kaslan 2009/02/23 00:06 # 답글

    원작 소설도 재미 없습니다....
  • 로오나 2009/02/23 20:56 #

    kaslan // 원작은 안봤고 볼 마음도 없으므로 패스.(...)
  • 간달프 2009/02/23 00:54 # 답글

    모든 공경公卿들을 대신해 희생한 경에게 경의를.
  • 간달프 2009/02/23 00:58 #

    아 그리고 별첨부록으로 한컴 2007 오피스 뷰어 다음에 떴더군요/
  • 로오나 2009/02/23 20:56 #

    간달프 // 흑흑. 음. 그리고 전 한컴 2007을 갖고 있어서 별로...;
  • SHiN。 2009/02/23 01:31 # 답글

    영화관에서 본 예고편부터가 재미없어보였어요...
  • 로오나 2009/02/23 20:57 #

    SHiN。// 거기까지 가면 부정을 못한다는 점이 서글퍼지지 말입니다.(...)
  • SilverRuin 2009/02/23 01:44 # 답글

    저도 같이 밟았어요 에헤헤헤헤
  • 로오나 2009/02/23 21:00 #

    SilverRuin // 하하하하하하
  • 슬견 2009/02/23 01:46 # 답글

    힘내세요 ㅠㅠㅠㅠ
  • 로오나 2009/02/23 21:00 #

    슬견 // ㅠ_ㅠ
  • 빠삐용 2009/02/23 02:39 # 답글

    음 저는 원작을 어린시절 굉장히 재밌게 봤던지라 성인된 후 원서도 샀는데... 그 뒤에 번역본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아직도 안읽고 묵히고 있.;
    ...아무튼 영화는 봐야하나마나 고민중입니다.
  • 로오나 2009/02/23 21:00 #

    빠삐용 // 뭐 저는 권장은 안합니다.(...)
  • 시로유키 2009/02/23 04:41 # 삭제 답글

    우리누나는 꽤 볼만하다던데 ㅋ;
  • 로오나 2009/02/23 21:01 #

    시로유키 // 취향의 차이겠죠. 실제로 이 작품 호의적인 평도 제법 보여요. 감상이야 다들 천차만별이니까요.
  • 슈지 2009/02/23 07:26 # 답글

    원작을 본 지 무려 14년 정도 되었고, 너무 재미있게 봤기에 한번 기대하고 있었는데 재고해봐야 할 듯도 싶군요. 그런데 저는 원작이 재미있으면 별로 크게 생각하지 않고 영화도 재미있다고 하는 편이라(ex:황금나침반) 결국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 로오나 2009/02/23 21:01 #

    슈지 // 황금나침반은 곰돌이가 귀여우니까요.(...)
  • 흑염패아르 2009/02/23 09:03 # 답글

    안...안봐야지 ㄱ-;;; 소설이나 ;;
  • 로오나 2009/02/23 21:01 #

    흑염패아르 // 소설도 선전은 많이 하던데... 으음.
  • 안셀 2009/02/23 09:17 # 답글

    확실히 'OO(기존의 유명작)을 능가한다!' 식으로 홍보한 영화치고 괴작이 아닌게 드문 것 같습니다.
    되려 한국 홍보사측에서 안될 것 같은 작품만 저런 문구 뽑아내는게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로..-_-;;
  • 로오나 2009/02/23 21:02 #

    안셀 // 홍보가 원작하고 완전히 방향성이 다른 것도 에러. 포스터를 보고 이미지를 잡으면 와장창이 어떤때 들리는 소리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 dunkbear 2009/02/23 09:31 # 답글

    다코타 블루 리차드 보고 싶어서 간거면서...
    어차피 지뢰는 각오하신거 아니었는지... 로오나님 로리콘~~
  • 로오나 2009/02/23 21:02 #

    dunkbear // 아니 이 기회를 빌어 말하자면 전 다코타 블루 리차드를 안좋아합니다. 황금나침반 때도 이번에도 예쁘거나 귀엽다고 생각하질 않았어요-_-; 그나마 걔라도 좋아했으면 '그래도 걔 보는 재미는 있었어요'라고 썼겠죠.
  • 리하이트 2009/02/23 10:28 # 답글

    ....패배하셨군요;;
  • 로오나 2009/02/23 21:03 #

    리하이트 // 졌습니다. 로오나의 지뢰 피하기 인생, 여기서 지다.
  • 해츨링아린 2009/02/23 12:52 # 답글

    'ㅡ')...애초에 포스터부터 별로 재미 없어보여서;
  • 로오나 2009/02/23 21:03 #

    해츨링아린 // 그래도 많은 관객들을 낚고 있는 듯합니다.
  • 마스터 2009/02/23 14:27 # 답글

    리처드가 너무 예뻐보이는 사람
    드레스가 예뻐서 하악하악대는 사람.

    자수하겠습니다. 둘 다 해당됩니다..OTL [덜덜]
    상영시간 내내 흐뭇해하다가 왔습니다..TT
  • 로오나 2009/02/23 21:03 #

    마스터 // 그런 분들에겐 이 영화 추천할 수 있죠.(...)
  • 테리군 2009/02/23 16:31 # 답글

    전 스포일러 페이지를 망설임 없이 펼쳤습니다. 볼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요 =)
  • 로오나 2009/02/23 21:03 #

    테리군 // 근데 볼 생각 있는 분들도 많이들 펼치시더라고요. 스포일링 페이지.(...)
  • 바른손 2009/02/23 16:31 # 답글

    아....아는 분이 배급을 맡으신 영환데 OTL
  • 로오나 2009/02/23 21:04 #

    바른손 // 괜찮아요. 성공만 하면 됐죠 뭐.(...)
  • TokaNG 2009/02/23 16:32 # 답글

    스타더스트와 비교하자면 어떤가요??
    개인적으론 그정도만 해주면 보러갈 생각이긴 한데..
  • 로오나 2009/02/23 21:05 #

    TokaNG // 제가 스타더스트를 안봐서 비교가 불가하군요.(전 그때 군인이었습니다;) 잉크하트와는 비교가 가능한데, 실로 용호상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그래도 잉크하트가 좀 더 나은 것 같기도...(중얼중얼)
  • TokaNG 2009/02/23 21:06 #

    아니 그런..;;;
    재작년까진 군인이셨군요;;;
    어익후~
  • 샤유 2009/02/23 17:49 # 삭제 답글

    스타더스트는 명작 아닌가요;;
  • 로오나 2009/02/23 21:05 #

    샤유 // 안봐서 몰라용.(...)
  • ENCZEL 2009/02/24 19:09 # 답글

    이거 세일러문 아니었어요?? (퍽)
  • 로오나 2009/02/26 18:52 #

    ENCZEL // 사실은 원제에는 '문 프린세스'가 없거든요. 그냥 '문에이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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