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타임 스토리 - 속였구나 디즈니!


이 영화, '님스 아일랜드'에 이어 또다시 마케팅 낚시질이 압도적인 영화입니다. 광고만 보면 상상한 것은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같은 인상을 받기 쉬운데 사실은 약간 신비한 일을 양념으로 사용하는 가족 코미디 영화라고나 할까. 사실 저는 지금까지 아담 샌들러 영화를 본 적이 없었고 '한국에서는 흥행할 수 없는 스타일의 영화'라는 이야기만 줄창 들어왔는데 이게 웬걸, 제법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베드타임 스토리'라는 제목 그대로 애들이 잠들 때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의 중심소재입니다. 주인공 스키터가 누님의 아이들 둘을 일주일 동안 맡아서 돌봐주면서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는데, 이 이야기가 바로 시공을 넘나드는 영상의 정체였던 것이죠. 뭔가 싸구려티가 나면서도 제작비는 좀 많이 들었겠네 싶은 영상들은 팡팡 치고나가는 맛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볼거리로 기능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저 위쪽 국내판 포스터보다는 이게 사실에 가깝다고나 할까. 그리고 매일밤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만들어낸 온갖 이야기들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일어나게 되면서 그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헤프닝이 이 영화의 내용인데...

사실 흠을 잡자면 밑도 끝도 없이 잡을 수 있는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웃음을 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약간 어긋난 미국식 개그코드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에게는 부담없이 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그런 사람 별로 없죠?; 확실히 아담 샌들러가 연기한 주인공 스키터의 캐릭터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이 묘하게 콕 찝히질 않고 살짝살짝 어긋나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이 타이밍에 웃어야할 것 같은데 사실은 한템포 뒤였다고 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어긋남에 익숙해지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어요. 재미있는 것 같은데 뭔가 이상해. 이 자식의 공격패턴은 강강중중약이 아니었단 말인가? 설마 자진모리 장단은 훼이크고 사실은 굿거리 장단?(슬슬 의미불명)

...그리고 이게 아담 샌들러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안 먹히는 이유가 아닐까 싶군요. 보니까 확실히 미국 국내용 센스라는 느낌이라서. 그런 것 치고는 이번 작품은 지금 전세계에서도 제법 많이 벌어들이고 있긴 하지만 그건 화장실 개그나 이런게 없이 온가족이 보기에 좋은 영화를 만들어놔서 그런 것 같고.

그래도 저는 현실감각 부족하고 까불거리는 스키터의 캐릭터도 좋았고 말도 안되지만 유쾌한 상황들에 끌려가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태클도 받고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이어나가기도 하는, 정말 '베드타임 스토리'라는 제목에 걸맞는 형식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들도 좋았고요. 마지막 결론은 지극히 가족적이고 긍정적이며 해결방법은 완전히 말도 안되는 '마지막 반전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지만 과정을 다 보고 나면 그 정도쯤 용서할 수 있는 레벨이죠.(그런거 따질만큼 영화가 논리적이고 치밀하게 굴러가질 않으니;) 중요한 것은 역시 마지막의 호쾌한 한방인데 이건 정말 좋았습니다. 아, 죽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외에는 또다른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도 참 귀엽고 똘망똘망하게 자기 역할을 해낸 느낌. 하지만 패트릭 역을 맡은 조나단 모건 헤이트는 남자애니까 그렇다 치고 바비 역을 맡은 로라 앤 케슬링은(뭐랄까 애들 이름이 둘 다 뭔가 거창함;) 서양애들답게 크면 어린 시절의 귀여움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죠. 이 영화에서 워낙 귀엽게 나와서 벌써부터 미래가 안타깝네요.(...)



덧글

  • 야크트 2009/01/28 14:05 # 답글

    서양 꼬마들은 커가면서 변신(or변태)을 한다는게 신비한 점이죠. 어린 얘들은 귀여움의 화신인데... 그런 꼬마도 나이 적당히 먹으면.....ㅡ.ㅡ;;; 왜그럴까요? 인류의 신비 중 하나인 것일까요?
  • 로오나 2009/01/28 14:31 #

    야크트 // 어릴 때는 정말 천사 같은 애들 많은데 말이죠. 너무 빨리 크고 너무 빨리 변형해버립니다.(...)
  • 리하이트 2009/01/28 14:08 # 답글

    참 빨리커요 10몇살만 되어도 성숙한티가 풀풀 ㄷㄷ
  • 로오나 2009/01/28 14:32 #

    리하이트 // 다코타 패닝은 그래도 잘 크고 있는 케이스인 듯.
  • 유리도끼 2009/01/28 14:33 # 답글

    음, 그래서 한국인에게 먹히지 않았던 걸까요. 전 아담 샌들러의 코드를 좋아하거든요^^;;
  • 로오나 2009/01/28 14:36 #

    유리도끼 // 제가 아담 샌들러 다른 영화를 안봐서 그것까지 뭐라고 이야기할순 없을 것 같네요. 이 영화 보고 느낀게 그렇다는 이야기. 아담 샌들러 영화를 죽 보아온 친구와 이야기해봐도 같은 결론이었습니다;
  • LgunX 2009/01/28 14:52 # 답글

    결말이 참 후다닥 지나가는 듯해서 아쉬웠죠. "80분! 80분보다 길게 영화를 만들 수는 없어! 제작비도 그렇고 어쨌건 80분 내로 끝내야하니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달려! 달리자!" 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 로오나 2009/01/29 02:27 #

    LgunX // 좀 아쉬운 면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구성의 치밀함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용서합니다.
  • 더카니지 2009/01/28 17:49 # 답글

    로오나님의 평가를 보니 제가 기대한 것과는 다른 방향의 영화 같네요. 감사합니다. 고민했지만 포기 ^^
  • 로오나 2009/01/29 02:28 #

    더카니지 // 아무래도 마케팅이 낚시질이다 보니.(...)
  • 개피맛사탕 2009/01/28 18:48 # 답글

    저 아담 샌들러 좋아해요!!ㅎㅎ
  • 로오나 2009/01/29 02:28 #

    개피맛사탕 // 우리나라엗 은근 팬 많더라고요^^
  • 마스터 2009/01/28 19:29 # 답글

    아담 샌들러가 아니면 용서될 수 없는 캐릭터;

    바비는 진리입니다. 암요. [.........]
  • 로오나 2009/01/29 02:28 #

    마스터 // 애가 참 귀엽게 나왔죠. 차기작도 기대...(응?)
  • SoulLoss 2009/01/28 22:12 # 삭제 답글

    코니 탤벗도 열살만 먹으면 변태를 할까봐 두렵달까요 -_-;;

    대표적으로 변태한 인물이라면 역시 컬킨군..
  • 로오나 2009/01/29 02:29 #

    SoulLoss // 그리고 비교적 흐뭇하게 잘 크고 있는게 다코타 패닝과 에비게일 브레스린. 엠마 왓슨도 잘 컸다고 할 수 있을듯.
  • 류즈이 2009/01/29 01:28 # 답글

    음 개인적으로 아담 샌들러 라는 배우는 참 좋아하는데 말이죠.

    사람 참 적당적당 정감가게 생긴것 부터

    하여간 맘에 드는 배운데, 묘하게 국내에선 안먹히는듯...?
  • 로오나 2009/01/29 02:29 #

    류즈이 // 캐릭터도 딱 그런 느낌이죠.(...) 근데 그런 느낌이 국내 관객한테는 별로 공감하기 쉬운 코드가 아닌 것 같아요.
  • 은혈의륜 2009/01/29 01:37 # 답글

    아담 샌들러가 나오면 무조건 가족을 타겟으로 한 코미디 영화인 경우가 많죠. 전 가족 코미디 장르 괜찮아하기 때문에 기대합니다.
  • 로오나 2009/01/29 02:29 #

    은혈의륜 // 그런 영화로선 따뜻한 웃음을 주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D 내리기 전에 보세요.(...)
  • SilverRuin 2009/01/29 11:12 # 답글

    한국판 포스터나 광고를 보니 보고 싶은 마음이 확 사라지는 영화였는데, 아래 포스터를 보니 오히려 관심이 가네요.
  • 로오나 2009/01/29 13:31 #

    SilverRuin // 하하. 보시려면 내리기 전에 어서 보시길^^;
  • 시로유키 2009/02/14 23:08 # 삭제 답글

    저도 이거 봤는데 ㅇ-ㅇ~
    시간 때우려고 봤었는데 볼만하더라고요 ㅎㅎ
    근데 가족영화라 그런지 꼬마들 시끄럽더라고요... 엄마들도 아이닮아서 시끄럽고... 주위에 꼬마들에게 둘러쌓였었음 ㅠㅠ ... 대사따라하는 꼬마있었는데.. 제옆에앉았음.. ㅎ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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