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2 - 애들에게 보여줄 때는 조심하세요?


솔직히 말하건데 전작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다만 인상적인 것들 몇몇을 기억하고, 재미있게 봤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죠. 덕분에 전작과 비교해서 이 작품이 얼마나 더 재미있는지, 혹은 전작보다 못한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다만 확실한 것은 다음작이 나온다면(현재 흥행수익과 드림웍스 스타일을 볼때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봐요) 사자 알렉스의 아버지 쥬바의 목소리는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것. 왜냐하면 쥬바의 성우를 맡았던 버니 맥이 고인이 되셨기 때문이죠. 이 자리를 빌어 애도를 표합니다.

이미 드림웍스나 픽사의 3D 애니메이션을 기술적인 면에서 평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마다가스카2'도 눈에 튀는 구석은 일부러 강조한 스타일이지 CG 퀄리티가 아니죠. 다만 화면의 아름다움에서는 '쿵푸팬더'보다 몇 수 뒤지는 것 같네요. 아니 솔직히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도 비교하기 어렵다고 보긴 하지만;

'마다가스카2'는 적절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적절한 작품입니다. 다만 눈에 확 띌 정도로 감탄스럽거나 내내 웃느라 정신이 없었거나 확 가슴일 찌르는 그런 것은 없어요. 적절하게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코믹 애니메이션에서 그쳤달까. 제가 전작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인상과 비교하면 임팩트 면에서도 살짝 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전작의 성공요소들을 가져와서 적절하게 계승하면서 동시에 한발 나아가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노력 중 많은 부분이 그 요소들을 업그레이드하려다가 좀 오버해버렸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고요.

전작이 '야생에 떨어진 뉴요커'를 컨셉으로 했고 이번작도 그 컨셉을 계승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나아가는 방향이 좀 다릅니다. 이번작의 무대가 되는 아프리카는 마다가스카와는 달리(아니 솔직히 왜 제목이 '마다가스카'인가 묻고 싶어짐. 물론 의미없지만) 뉴요커로 살아온 네 명의 동물들의 고향이기 때문이죠. 척박하기는 하지만 지금껏 보기 어려웠던 자신들과 같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심어주면서도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존재들이라는 점이 그들을 전작과는 다르게 행동하게 만들죠. 게다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사자 알렉스의 경우에는 부모님을 만나기까지 하니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런 아프리카에서 작중에 보여지는 동물들의 생태는... 물론 전~혀 말이 안 됩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에 나가서 이 작품을 근거로 답을 말했다간 빵점을 맞고 비웃음거리가 될 거에요. 사자가 일부일처로 살면서 유일한 자식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지금까지 슬퍼하면서 새 자식도 안 낳고 있었다니. 오, 맙소사!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부모님들께서는 주의해주세요. 아이들이 동물에 대해 대책없이 왜곡된 지식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옛날 '정글의 왕자 레오'를 보고 사자가 풀을 뜯어가며 초식동물하고 공존하는 것이 참 아름답다고 오해할 수도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물론 지극히 당연하게도 이 작품 보면서 그런거 따지는 사람이 바보라는 것은 알고 계시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펭귄이 아프리카에서도 기후 문제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따윈 아무렇지도 않게 보면서도 정말로 묻고 싶어지는 것이... 그래서 이 아프리카의 육식동물들께서는 대체 뭘 먹고 사는 건가요? 작중에 뭐 먹는 장면이 하나도 안나왔는데; 정말로 궁금해요. 댁들 뭐 먹고 사는 거야? 육식동물이랑 초식동물이랑 다같이 사이좋게 쎄쎄쎄 하는데 육식동물들은 도대체 식량을 어떻게 조달하는 걸까? 아프리카를 뒤덮은 대자연의 기를 호흡하면서 살아가나?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은 아무리 봐도 펭귄들과 조폭할머니였습니다. 펭귄들은 전작만큼 멋지게 활약해주는 한편 뉴요커 군인 속성에 오덕 속성이 가미되었고(...) 조폭할머니는 솔직히 좀 오버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진정 대모험의 리더에 어울리는 카리스마와 사자 따윈 맨손으로 두들겨패서 KO시키는 무력을 뽐내주시는군요. 오오.

적절한 재미 속에서 뉴요커로 자라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이 펼치는 드라마는 가슴 뭉클하게 만들어주는 구석이 있습니다. 특히 알렉스와 쥬바가 부자상봉을 이룬 후에 일어나는 갈등과 그것이 해소되는 과정은 말이죠. 약간 지루해지는 부분들이 있기도 하고 영상적으로 확 감탄스러운 부분이 없다는 것도 아쉽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즐겁고 적절한 한편이었습니다. 분명히 만들어질 3편은 역시 3년 후에 볼 수 있게 될까나요?


자, 그럼 여기부터는 스포일러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결국 그들은 이번에도 뉴욕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전작과는 달리 더이상 뉴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 야생에서 탈출해야만 한다는 의지마저 잃어버리고 말았죠. 이곳이야말로 그들이 인간의 손에 의해 잃어버렸던 고향이었으니까요. 그렇게 뉴요커들은 야생에 안착했지만 과연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들이 1편에서 다졌던 수많은 신뢰를, 고작 며칠도 안 되어서 부숴버리고 다시 싸웠듯이 3편이 나오면 2편에서 다져졌던 마음들 역시 또 산산조각이 났다가 다시 붙게 되겠지요.

그나저나 조폭할머니를 비롯한 뉴요커 조난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겨? 설마 이대로 아프리카에 주저앉아서 프론티어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동족들 사이에서 개성을 거세당하고 정체성 혼란에 빠져버린 얼룩말 마티와 사자 알렉스의 우정이 결국 알렉스가 자기가 깨물었던 마티 엉덩이의 흉터를 통해 그를 구분하는 것으로 결론나는 부분은 정말 풋. 정말 많은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특히 현대의 도시인들에게는.

한편 기린 멜먼과 하마 글로리아의 종족을 초월한 사랑은, 오, 설마하니 요즘 시대에 이런 구도가 나올 줄이야! 식상하다 못해 하품나는 소재인데 요즘 세상에 보니까 오히려 신선한 맛이 있군요. 과연 두 사람의 사랑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3편이 나오면 확인할 수 있겠죠? 요즘 세상을 반영하여 입양이라도 하는 거 아닐까?^^; 멜먼의 불타는 사랑에 치여 날아간 꼴이 된 몸짱 하마 모토모토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나? 하긴 뭐 펭귄 대장은 자신의 소중한 피규어인형과 결혼까지 갔는데 기린과 하마의 사랑이 뭐가 문제겠느냐마는.(...)

근데 3편이 나오면 이제야말로 정말로 마다가스카와는 완전히 상관없는 작품이 되어버릴텐데 부제가 뭐가 될까요? 이번에는 원제가 '마다가스카 : 에스케이프 2 아프리카'였는데.




덧글

  • 흑곰 2009/01/16 23:21 # 답글

    I like to move it!!!!!!!!!!!!!!!!
  • 로오나 2009/01/17 15:57 #

    흑곰 // 무빗무빗~!
  • 흑곰 2009/01/17 22:39 #

    무빗무빗~~ > ㅅ<
  • SoulLoss 2009/01/16 23:48 # 삭제 답글

    3편의 원제 : Welcome to Hell =_=)b
  • 로오나 2009/01/17 15:57 #

    SoulLoss // 3이 안들어가서 탈락.
  • 2009/01/17 00:15 # 삭제 답글

    아마도, 그 펭귄들은 남아프리카에 산다는 케이프펭귄이 아닐까요?^^
    뜨거운 지방에서도 펭귄이 살더라구요.
    전 개인적으로 이번 마다가스카에선 펭귄이 쵝오!라고 생각했어요~.
  • 로오나 2009/01/17 15:57 #

    폽 // 가능성이 있긴 하군요. 근데 아무 생각도 안하고 만들었을 가능성이 제일 크지 않을까요.(...)
  • 리하이트 2009/01/17 11:50 # 답글

    저런 작품 보면서 진지하게 따지면 바보죠 ~_~헛헛
  • 로오나 2009/01/17 15:58 #

    리하이트 // 동물의 정체성 비스무리한 것을 가진 인간의 세계인 거죠 결국.
  • 리씨 2009/01/18 00:52 # 답글

    1탄은 꽤 제밌게 봤는데..
    또 뉴욕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니..
    앞줄 한줄만 보고 깜짝놀라서 확 밑으로 내렸어요~
    미리 알면 재미없잖아요~ㅎㅎ
  • 로오나 2009/01/18 17:50 #

    리씨 // 배경지식 외에는 안넣었는데요^^; 스포일러 분리 감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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