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엔 제가 보려고 마음 먹은 영화가 세 타이틀이나 개봉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 그리고 바로 '스타워즈 : 클론전쟁'. 원래 오늘은 맘마미아를 볼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약간 어긋나서, 그리고 설직히 세 개의 영화 중에 스타워즈 : 클론전쟁의 기대치가 제일 낮았기 때문에 이걸 선택해서 보고 말았어요. 사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 이 영화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동안 공개된 전투영상이나 제작비가 3500만달러라는 사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국에서의 흥행참패(사실 북미에서만도 제작비는 어떻게 건질 것 같긴 하지만, 스타워즈 이름 걸고 이 정도면 실로 참패죠)까지 겹쳐져서 기대치가 확 내려갔습니다. 전투영상의 경우는 좋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긴 한데, 솔직히 올해 쿵푸팬더랑 월.E를 봐서 눈이 끝장으로 높아져 있기 때문에 무슨 게임에 삽입되는 이벤트 동영상 레벨로밖에 안보였어요--; 앞으로 TV 방영될 100부작이 이거랑 동급 퀄리티라고 하니 이미 말 다했지.(먼 산)
덤으로 스타워즈 : 클론전쟁에는 조지 루카스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름만 걸어놓고 돈만 대고 스튜디오를 움직였을 뿐. 왠지 보다보니 조지 루카스가 참여했다고 해서 억시기 명작이 됐을 것 같지는 않긴 한데;
뭐 결론적으로 그럭저럭 볼만한 3D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스타워즈 느낌이 잘 나더라고요. 캐릭터 모델링 등은 처음에는 좀 어색한 것 같지만 익숙해지면 볼만하고. CG 수준은 3500만달러 저예산(이 숫자의 어디가 저예산이냐고 물으신다면, 쿵푸팬더랑 월.E는 1억 달러 넘게 들였답니다☆)답게 그리 뛰어나진 않아요. 그냥 딱 볼만한 수준이랄까. 다만 아미달라가 아주 심각하게 북미 카툰 취향이라 영화판에서 나탈리 포트만의 어여쁜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와 마찬가지로 괴로울 것 같군요_no(나의 아미달라는 이렇지 않아! 라고 외치고 싶었음;)
내용 중에 전투씬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 큽니다. 거의 질릴 정도로 싸워대기만 하는데 이거 좀 심하다 생각될 정도라서, 결론적으로 가장 큰 흠이 되었습니다. 대신 클론병사들이 제다이보다 나이스 가이로 보이는 장면들이 좀 많아요. 이런 나이스 가이들이 시간이 흐르면 악의 하수인들이 된다니 슬프다, 흑흑흑ㅠ_ㅠ
어쨌든 처음에는 전투씬이 좋은데 시간이 좀 지나면 아무래도 물립니다. 밸런스가 잘 안잡혀있고 볼거리가 많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느꼈는지 전투씬 때려박느라 정신이 없어요. 그것도 99% 백병전으로; 이만큼 전투씬으로 도배를 할거면 우주전도 좀 넣어줄 것이지. 무엇보다 이 전투씬들이 내용적으로 극적인 느낌이 없이 계속 똑같은 텐션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라 솔직히 러닝타임 100분이 상당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화려하게 뿅뿅쾅쾅대는 것도 정도껏이지 앵글이나 드라마가 없이 딱히 놀랍지도 경이롭지도 않은 화면 계속 내보내봤자 집중력이 유지되질 않는다고요. 덤으로 누가 3500만달러 저예산 아니랄까봐 캐릭터 움직임이 CG티가 많이 나는, 딱딱하고 어색한 느낌이라 그런 것도 있고, 웅장하고 임팩트 있는 영상이 없는 것도 문제고.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영상이 멋지지도 않고 재미도 없어; 근데 길어; 으어어어;
제다이들의 액션 사양은 대략 영화판을 기준으로 약간 더 업그레이드된 수준이었습니다. OVA판 클론워즈에 비하면 역시나 너무 약해보이고.(사실 그게 너무 강해보였던 거긴 한데, 그래도 그쯤은 되야 제다이 그 숫자 갖고 우주를 지킨다는게 납득이 가지 않나;)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했을 요다나 마스터 윈두의 활약은 전혀 없다는 것. 다크사이드 쪽과의 싸움도 견제타나 가볍게 날려대다 끝내고 헤어진다는 느낌이 강해서 이거 참 심심합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영화가 전체적으로 참 삐까뻔쩍해보이는데 실질적인 알맹이는 찾아보기가 힘들어요. 괜히 스타워즈의 본고장인 북미에서도 환영받지 못한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스타워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별볼일 없는 퀄리티의 외전 하나 감상한다는 생각으로 가보시면 딱 좋을 거에요. 딱 그 정도의 작품입니다. 사실 저는 그동안 롯데시네마 다니면서 모아둔 마일리지로 시사권 받아서 관람했기 때문에 별로 불만이 없지만.(...)
자, 그럼 여기부터는 스포일러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입니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요다가 활약할 거라는 뉘앙스를 살짝 풍겨준 주제에 결국 아무것도 안하고 끝난다는 것. 모처럼 풀 CG로 만들었으면 클론워즈 OVA 정도로는 이놈저놈 다 활약해줘야지. 아무리 TV판 100부작이 기다리고 있다곤 해도 이건 극장판 아닌가! 극장판에서 이렇게까지 서비스를 안하면 어떡해!(버럭)
아나킨의 파다완(제자) 아소카는... 끔찍하게 안귀여웠습니다_no 보면서 막 좌절스러웠을 정도였어요. 기왕 등장시킬 거면 좀 귀엽게 꽃단장시켜서 내보낼 것이지ㅠ_ㅠ 처음에 어리다, 꼬마다, 라고 다들 말하는 부분에서 도대체 어느 부분이 어리다는 거냐!? 라고 따져묻고 싶었다니까요? 솔직히 스타워즈 뒷배경을 줄줄이 꿰고 있는 팬도 아니고 그냥 영화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좀 본게 전부인 입장에서는 얘는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건가 싶었는데, 클론워즈 연대기 안에서 죽어서 사라지기라도 하지 않으면 에피소드3에서 코빼기도 안비치는건 말이 안 되지 않나?
아마 제작진의 의도는 지금까지 말썽을 안부린 적이 없는 아나킨이 자기하고 마찬가지로 건방지고 말 잘 안들어먹는 꼬맹이를 제자로 받아서 둘이 티격태격해나가는 가운데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마침내는 굳건한 신뢰관계로 맺어져 아나킨도 아소카도 한 걸음씩 성장했다- 정도인 것 같은데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투만 죽어라 계속되는데다가 둘의 갈등이 드러날만한 그럴싸한 드라마도 없어서 딱히 마음에 와닿는 구석은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소카라는 캐릭터가 너무 갑작스럽게 튀어나왔는데 얘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주기 위한 과거나 성격을 보여주질 않아요.
클론병사들은 완전 나이스가이!>_< 당신들 너무 멋져. 특히 렉스는 완전 주인공 같다. 얘네들이 악의 주구로 돌변한다는게 안타깝다 못해 이해가 안갈 정도로 멋지기 그지없습니다. 호방하다 호방해! 잘 생겼다!(야)
벤트리스는 너 그럴 거면 왜 나왔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재미없었습니다. 아나킨이랑 한바탕 해줄 것 같더니 갑자기 상대를 바꿔서 오비완과 가볍게 드잡이질, 근데 무려 제다이와 다크사이드의 네임드들이 맞붙는 이 타이틀 매치가 정말로 재미가 없어요. 무진장 심심한 느낌이에요. 보면서 그럴거면 때려쳐! 좀 더 격렬하게, 극적으로, 멋지게 싸워보라구! 라는 생각이 활활활.
이건 마지막에 아나킨과 두쿠의 대결도 마찬가지인데, 아니 솔직히 두쿠를 에피소드3에서 그렇게 쉽고 허무하게 보내버렸으면 여기서라도 좀 간지가 철철 넘치는 모습을 보여줘도 되지 않나? 계속 쪼잔하게 겐세이 넣다가 정작 정면대결 들어가니 툭툭 재미없게 몇방 치고받다가 아나킨이 탈거 훔쳐타고 튀어버리면서 끝나버리다니--; 전체적으로 가장 극적이고 멋져야 할 전투들이 심심하기 그지없었다는게 이 작품의 가장 큰 흠이 될 것 같습니다.
스토리에는 참 어이없는 부분이 많았지만 스타워즈가 원래 그렇죠 뭐.(...) 다른건 다 그렇다 치고 자바 헛의 아들 스윙키는, 헛 종족은 아기 때부터 정말 무쇠처럼 튼튼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했습니다. 아니 병으로 시름시름 앓던 애를 약 먹고 좀 나았다고 해서 그렇게 막 굴려도 되는 거냐고_no 아무런 대비도 없이 사막의 땡볕에 그대로 노출시켜놓질 않나. 아무리 봐도 아나킨이 아기 하나 잡을려고 작정을 했는데 도대체 쟤가 왜 안죽나 궁금해질 지경으로 끈질기게 목숨을 부지해주더군요. 넌 크면 아주 튼튼한 악당이 될 거다, 스윙키!(이봐)
TV판은 우리나라에서도 좀 방영해줬으면 좋겠네요. 극장판 퀄리티로는 불만이 좀 있지만 TV판에서 이 퀄리티를 볼 수 있다면 상당한 거라고 보기 때문에. 아마 이 소스는 거의 그대로 TV판에서도 활용될 것이고, 그래서 TV판의 퀄리티에 대해서 장담하고 있는 거겠죠.
근데 분명히 그럭저럭 재미있게 본 것 같기도 하지만(확신을 못한다) 감상문은 어째 불평불만으로 가득하군요. 왜지?; 사실은 재미없게 봤나?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까 재미없게 본 것 같은......;;;
덧글
이실피르 2008/09/04 23:45 # 답글
환영못받은 결정적인 이유는...산으로 가는 시나리오
바다로 가는 설정
난대없는 등장인물
아자씨! 다른 소설이나 만화는 그렇더라도 공식설정인 영화의 설정은 존중해주시죠? 자기 영화를 망가뜨리나요?
조지루카스씨가 노망들었다는 소리를 들을정도였습니다.
영화가 재미없어도 설정만 유지했어도 스타워즈빠가 너무 많아서 뜰수 있었겠지만 도리어 설정파괴 수준의 이영화는 스타워즈빠의 외면으로...
조지 루카스가 참여 안했어도 루카스 필름에서 나왔으니...
rezen 2008/09/05 00:11 # 답글
애시당초 백부작 TV시리즈의 광고 성향이 짙은 데다가 원래 2시간 1분짜리였다가 30분정도 잘려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극장판을 시작으로 기존 클론전쟁 설정은 완전히 리셋됩니다.기존의 아나킨의 제다이 나이트 승급 시점이 개전후 3년 가까이 지나서였는데 이 극장판부터 6주만에 승급한걸로 바뀌었고 그바람에 기존 클론전쟁 관련 EU 상당수가 폐기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TV시리즈 첫회가 기대하시는 요다옹이 활약하는 파트입니다.
카바론 2008/09/05 08:55 # 삭제 답글
솔직히 이건 프로모션 영상때부터 뭔가 아닐줄 알아봤습니다.
TokaNG 2008/09/05 13:27 # 답글
일단 3D 퀄리티가 게임동영상 수준이라 애초부터 눈 밖에 났습니다..=_=;;;
로오나 2008/09/05 23:29 # 답글
이실피르 // 클론전쟁 연대기 뒤엎었다고 원성이 자자하더군요. 뭐 하여간 사실 그거 없었어도 크게 흥행하긴 어려웠을 영화 같긴 합니다.rezen // 설정 부분은 다들 아스트랄해 아아아아악! 하더군요. 저야 그런걸 다 꼼꼼하게 찾아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러려니~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소카는 상당히 뜬금없는 느낌이었고. 솔직히 극장판 프리퀄이면 TV판 기대되게 왕창 서비스를 해줘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원;
카바론 // 그나마 첫 예고편 때는 좀 기대했었는데요 사실;
TokaNG // 쿵푸팬더랑 월.E 보다 보면 참.... 하하하. 뭐 3500만달러니까요.(...)
Zannah 2008/09/06 01:40 # 답글
밸리에서 들어왔습니다.음, 중간에 클론전쟁에 루카스가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루카스는 분명히 참여했습니다. 아니, 실제로 제작진 중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이 작품에 영향을 크게 미친 사람이 바로 루카스입니다. 아소카라던가 설정 뒤집기라던가 같은 것들은 오직 루카스만이 감행할 수 있는 지랄 (죄송합니다.. 이건 거친 말을 써야겠습니다 ㅠ)이거든요.
감독인 데이브 필로니 역시 이번이 첫 감독작이다보니 거의 루카스 옆에서 붙어 살았습니다. 모델 그래픽 같은 디테일 작업 외 편집 등 큰 작업에는 항상 루카스가 옆에 붙어있었죠.
.....랄까, 올해 스타워즈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왠지 루카스가 개입했다고만 하면 다 실망스러운 것들로 변해버리는군요.
PS. 링크 신고합니다~ 이건 뭐 링크양이 납치 당하는데 도가 텄군요. 이렇게 데려가기 편했던 링크양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로오나 2008/09/07 17:37 # 답글
Zannah // 음? 그렇습니까? 이번에는 감수만 하고 제작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던데 제가 잘못 안 건가요?뭐 하여간 스타워즈는 사상초유의 오타쿠 파워가 마침내 신화를 만들고 만 작품이다 보니(...) 클론워즈가 나중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군요. 전 차라리 에피소드 7, 8, 9나 만들라고 하고 싶은 관객이긴 합니다만.
배트맨 2008/09/08 00:51 # 답글
요다의 활약상은 이미 프리퀄에서 보여준바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판에는 추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프리퀄에서 요다가 광선검을 들고 현란한 포스를 보여줘서 당시에 열광했던 팬들 꽤 많았었죠. ^^;이제 애니메이션판은 봤으니 100부작 TV 시리즈물을 봐야 할텐데,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해주려나.. T.T
로오나 2008/09/08 20:56 # 답글
배트맨 // 그런 부분들이 실수라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저는-_-; TV판은 내년에나 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