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데... 저는 단 한번도 라볶이를 만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두둥) 떡볶이 만들면 되니까 라볶이 그까이거 대충 라면 넣고 만들면 그만이잖아!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두려웠어요. 실패하면 인간이 먹어서는 안될 물건이 나올 것만 같은 절망적인 예감이!(두둥)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번
삼겹살 떡볶이 때 '오뎅이 상식 아닌가염!?'이라는 태클을 받았기에 사온 오뎅과 함께 거침없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조금도 조사해보지 않고! 그대로 만들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의 희생자로 지목된 삼양라면. 최근에 이슈가 되어서 인기절정인 이 녀석이지만 전 마트에서 할인판매할 때 다른 물품을 잔뜩 사니까 사은품으로 줬습니다.(...)
일단 라면부터 끓이자는 생각으로 라면부터 끓이기 시작. 보글보글. 수프를 조금이라도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안넣었습니다. 어느쪽이 올바른 결정이었던 걸까요.(아직도 조사 안해봤다)
역시 국물에 오뎅맛이 배어나오려면 같이 끓여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오뎅을 슝슝슝. 거기에 라면의 후레이크를 뿌려줬습니다. 사실은 이번에야말로 파를 사와서 넣으려고 했는데 세일기간이라 그런지 눈부신 속도로 동났더라고요.(...) 어쨌든 시간이 좀 지나니까 오뎅맛이 우러나와서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고추장을 과감하게 넣어주고, 비전의 마늘가루도 뿌려주고, 설탕도 뿌려준 다음 젓는데... 모든 것이 빨갛게 물들기 전에 터무니없는 짓을 한번 해봤습니다. 삼겹살 떡볶이의 경우 항상 고기맛이 배어들어서 다른 방법으로는 절대 낼 수 없는 맛이 나오는데, 항상 그런걸 먹다가 그냥 떡볶이를 먹으면 심심할 거란 생각에...
개당 200원 주고 사온 냉면육수를 넣어버렸습니다.(두둥) 스스로도 과연 이거 괜찮을까 싶었지만 사나이 외길인생, 기왕 결정했으면 밀고간닷! 어차피 아무런 공부도 없이 시작했으니 무지한 자만이 발휘할 수 있는 무모함으로 끝을 보자!(콰쾅)
그리하여 오뎅맛 + 냉면육수맛 + 고추장과 기타등등맛이 섞여서 나름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보글보글 끓고 있는 라볶이의 모습. 국물이 좀 졸아든 시점에서 완성이라고 해도 좋겠으나...
역시 삶은 계란이 안들어가면 너무 심심하죠. 미리 삶아둔 계란을 그 위에다 투척, 잘 저어서 빨~갛게 물들여줍니다.
어쨌거나 완성♡ 기대하는 마음 반, 두려움 반으로 먹어본 결과... 생각보다 맛있게 됐네요. 냉면육수를 넣은거 의외로 좋은 선택이었던 건가?(...) 다만 라면이 좀 뿔어있어서 라면은 처음부터 끓이면 안된다는 교훈을 배웠습니다. 다음부터는 중간부터 넣던가 아니면 따로 끓여서 도중에 섞어넣던가 해야 딱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라면을 떡에다 돌돌 말아서 먹거나 큼지막한 오뎅과 떡을 곁들여먹는건 역시나 매혹적이에요. 이 떡볶이든 저 떡볶이든 나박김치를 곁들여 먹는 맛은 역시 일품!>_<
다음번에 할 때는 좀 더 제대로 만들어봐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절대 인터넷 뒤져서 제대로 만드는 법을 찾아볼 생각은 안하는 중입니다. 이제와서 찾아보면 저의 도전이, 저의 과감함(이라고 쓰고 무모함이라고 읽는다)이 변질되어서 슬픈 기억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