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진짜로 MS를 떠났다고 합니다. 공식적으로 경영에서 물러나고 앞으로는 일주일에 하루만 출근해서 이사회 의장 역할만 맡는다고 하네요. 이유는 누차 밝혀온대로 부인과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일에 전념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CEO들처럼 불미스럽게 물러났다 소나기 지나가니 다시 돌아오더라~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깨끗한 은퇴라서 묘하게 감명깊기까지 합니다.
아, 뭐랄까. 진짜 몇년 전부터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온 빌 게이츠지만 정작 이렇게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굉장히 충격적이군요. 빌 게이츠라는 이름은 개인의 이름이라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인지도와 영향력을 가진 이름이라서, 그가 재벌순위 1위에서 밀리건말건 세계최고의 부자는 그인 것만 같았고 100위권의 인물 이름 중에 아는 이름이 하나도 없는 사람도 그의 이름만은 알고 있었죠. 과연 재계에서 그만큼 유명한 인물이 있을까요? 스타성으로 보면 같은 업계에서는 스티브 잡스 등이 거론될만하지만 빌 게이츠와 비교하기에는 역시 손색이 있을 겁니다. 한국이 좀 심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봐도 결국 가장 많이 쓰이는 OS는 윈도우즈고 가장 많은 어플리케이션이 나와있는 OS도 윈도우즈며 당연히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진 OS도 윈도우즈. 윈도우즈하면 MS고 MS하면 빌 게이츠~가 당연히 연상될 정도로 그의 존재는 거대했습니다.
게다가 사업적으로는 정말 악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욕을 천문학적으로 들어먹었지만 세계최강의 자수성가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며 또 사생활은 깨끗하고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기도 했죠. 저 정도로 돈도 많고 매스컴의 주목도 받으면서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신기한 일입니다. 그걸로도 모자라서 모 재벌들처럼 자기가 쥔 돈 대대손손 물려줘서 부를 독점하겠다는 치사하고 더러운 집착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 돈을 거의 다 자선단체에다 쏟아붓겠다고 하니 이거야 원!(자식에게 '1000만달러만' 물려주겠다는것은 서민이 보기엔 넌센스의 극치지만 재벌 중의 재벌, 초재벌인 그의 기준으로 보면 정말 '에게? 정말 그거만?'이라고밖에는-_-;)
그런 빌 게이츠가 일선에서 은퇴하다니 정말 커다란 별이 하나 떠나는군요. 물론 죽는건 아니지만 현실감이 안느껴지는 사건이랄까? 사실 요 몇년간은 슬슬 옛 거장들이 죽음으로써 전설이 되어가는 일들이 많아서 슬슬 세대교체가 일어난다는 느낌이 많았는데(근래에 일어난 일이라면 아서 클라크와 박경리 선생님의 별세) 빌 게이츠의 은퇴 또한 그런 흐름과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구석이 있어서 참 복잡미묘한 심정을 느끼게 만들어줍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깨끗하게 떠나가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며, 자선단체 일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엄청난 재산이 투자되는 이상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구할 수 있겠지요. 단순히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 입을 것을 준다~가 아니고, 그 천문학적인 돈 만큼이나 큰 목표들을 설정하고 움직이는 것 같은데 모두가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어서 지구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잔뜩 늘어나길 기대합니다. 정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인생이 될 것 같군요.
...그리고 과연 빌 게이츠가 떠난 MS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관련기사 링크
매일경제 : 빌 게이츠 "Good bye MS"…사회공헌가로 변신한국경제신문 : 잘나갈 때 떠나는 빌게이츠…27일 공식 퇴임문화일보 : ‘IT 황제’에서 ‘나눔 큰손’으로… 52세, 아름다운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