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 3차 감상 + 의문점들

결국 세번째 봤습니다. 내일 인크레더블 헐크 보고 나서 볼지 말지 결정하려고 했는데, 오늘로 디지털 상영 끝이래잖아요.(이 동네 이야기) 이건 안볼 수 없어! 기말고사로 황폐해진 내게는 기분전환이 필요해! 하면서 질러버리고 말았어요. 아아, 어쩌면 이렇게 마음에 드는 물건을 만들어버린 거야ㅠ_ㅠ 영화관 가서 세번 본 것은 스파이더맨2 이래로 처음이군요.


1차 감상 : 쿵푸팬더 - 무협의 모든 로망이 여기에!
2차 감상 : 쿵푸팬더 2차 감상 + 잡상 - 진짜 주인공은 시푸다!


다시 봐도 정말 지루한 줄 모르겠습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포와 시푸는 또 어찌나 귀여운지ㅠ_ㅠ 몇번 봐도 타이렁과 타이그리스의 어린 시절은 충격의 러브리큐트 임팩트♡ 아아, 이 녀석들 주인공으로 외전 내주면 무조건 보러갈게. 제발 만들어줘! 내가 졌어_no

영상미는 할말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들이 많고, 액션씬은 뭐... 이미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는 경지를 넘었음. 역시 이런건 디지털이나 아이맥스로 봐줘야 하는 거죠. 헐리웃은 정말 한계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건 이미 어설픈 오리엔탈리즘이니 뭐니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지라 정말 그들이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 되고 말았네요. 쿵푸팬더는 정말 돈을 어디다 써야 할지 정확하게 잘 알고 있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를 보면 제작비가 높은 물건들도 돈 쓴 보람은 별로 안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물론 들어가는 돈의 규모가 너무 다르지만), 물론 제작비와는 별개로 영상미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돈 많이 들일 거면 돈 많이 들여야만 만들 수 있는걸 보여줘야 한다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아라한 장풍대작전 같은 영화나 또 나와주면 좋겠는데요. 이번에 개봉하는 무림여대생은 제가 기대하는 것과는 코드가 많이 다른 것 같고-_-;

쿵푸팬더 속에는 무협의 코드를 명확하게 숙지하고 있지 못하면 오해할 부분이 있으니 그게 바로 타이렁입니다. 타이렁이 불쌍하다는 점에는 저도 매우 공감하는 바입니다만 단순히 모든 것을 운명론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또 적합하지 않습니다. 용의 전사로 뽑히지 못한 이유는 마스터 우그웨이가 그가 악을 내재하고 있어서~라고 보았기 때문인데, 이때 타이렁은 홧김에 주변을 초토화시킴으로써(아동도 대상이라 정확하게 묘사되진 않았지만 사람 여럿 죽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추측을 사실로 증명해버리고 말죠. 만약 그가 그 자리에서 인내하고 시푸와 함께 마음을 다스렸다면 끝내 용의 전사로 선발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악인은 그걸 할 수 없기에 악인인 법. 사실상 제이드 팰리스의 대사형이라고 할 수 있는 그는 심마에 빠져 뇌옥에 갇히고 말았던 거죠. 하지만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저 운명이려니~하고 오해해버리기도 쉽습니다. 작중에서 운명이라는 발이 빈번하게 쓰이고, 또 그것을 거스른다는 말도 빈번하게 쓰이고 있어서 운명론으로 모든걸 재단하기에는 여러모로 애매한 구석이 많아요.(물론 캐릭터 태생부터 그런 역할이니까 그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이지만;) 이런 사상적인 문제는 2에서 좀더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단한 내공수련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한층 더 파워업하는데 성공한 것을 보면 타이렁이 천재는 천재인 듯. 개인적으로는 죽지 않고 살아서 2에서도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드래곤볼의 베지터 같은 역할로 나오면 또 나름 어울릴 것 같은데^^;


그리고 계속 뇌리를 맴돌던 의문점들.

1. 포의 출생의 비밀은? 도대체 오리 아빠에게서 어떻게 팬더 아들이 태어났나? 엄마는 도대체 누구냐?

2. 초반에 용의 전사 선발 토너먼트에서, 포의 아버지는 어떻게 포가 온갖 시도를 해도 열 수 없었던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일까? 사실은 숨겨진 고수인가?

3. 이 동네 주민은 어째서 돼지, 토끼, 오리만 있는 것인가? 단순히 주연과 조연들의 캐릭터성 부각을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조금 껄끄러운 느낌이 드는데?

4. 마스터 우그웨이는 쿵푸의 시조, 즉 무협으로 치면 달마대사 정도 되는 캐릭터. 작중에서는 폼만 잔뜩 잡다가 중요한 순간에 나머지 굳은 일은 다 떠맡기고 저승으로 튀어버렸는데(...) 도대체 몇살이었을지 궁금. 신성한 영웅의 전당을 보면 숱한 무용담과 역사의 결과물들이 있는데 그는 그 모든 것을 살아서 지켜보았을 것이 아닌가? 게다가 애당초 그가 쿵푸의 시초이므로 용문서도 그가 만들었을 것이고, 용문서에 적혀있으리라 믿었던 비전도 그는 모두 터득하고 있는 것이 당연한데 굳이 용의 전사를 그렇게 번거로운 방법으로 선택해서 번거롭게 각성시킬 필요가 있었는가? 물론 그렇게 하니까 무협인 거지만!(이봐)

5. 그래서 포는 도대체 몇살이냐?

6. 타이렁은 죽은 거냐 산 거냐?

...정도군요. 그외에도 많은 의문이 있긴 한데 딱히 정리가 안되는 느낌이니까 일단은 패스.

일단 올 여름에는 헐리웃의 라인업이 너무 화려해서 아직도 볼 영화가 많이 남았는데(인크레더블 헐크, 원티드, 핸콕, 님스아일랜드, 다크나이트, 미이라3 등등등) 과연 그중에 쿵푸팬더를 능가하는 녀석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나머지도 다 재밌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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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쿵푸 팬더 2008/06/28 12:31 #

    -한때 극장가를 석권하였으나 이제는 한풀 꺾인 감이 있는 무협영화와 동물만화(미국에서는 funny animals 라는 별도 장르로 분류한다)의 좋은 점만을 모아 현대 관객들이 한바탕 왁자지껄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히로익 코미디를 만들어낸 제작진의 열의에 경의를 표한다. 어린 관객을 배려한 탓인지 90분 남짓한 상영시간 동안 쉴새없이 개그와 액션이 난무하며 리듬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현실 장면은 매끈한 질감의 3D로, 환상이나 꿈...... more

덧글

  • 에이니드 2008/06/11 23:30 # 답글

    이번달 무료영화표로 졸리언니 등짝 한번 감상해 주고 강철중을 볼까 했는데 쿵푸팬더도 땡기네요. 하지만 무료로만 영화를 봐버릇 하니 8000원 내려면 손이 부들부들.. ;ㅅ;
  • 로오나 2008/06/12 09:32 # 답글

    에이니드 // 원티드 볼 예정이신가 보군요^^ 전 요즘은 매주매주 극장가는 재미로 살고 있답니다.

    (그나저나 분명히 자기 전에 리플이 세개였는데 어째서 하나로 줄어있는 것인지 실로 미스터리어스; 단 분들이 와서 삭제하고 가셨나?;;;)
  • 3242 2008/06/17 21:13 # 삭제 답글

    ㅋㅋ 포아빠가 문열었던 의문 심히 공감 ㅋㅋㅋ 많이 웃었어요 ㅋㅋ
  • 잠본이 2008/06/28 12:30 # 답글

    1. 시푸와 타이렁처럼 그냥 주워다기른 자식 아닐지.

    2. 새니까 날아서 들어갔겠죠. (...)

    3. 디즈니 만화에서 백날 가도 동네사람 캐릭터는 개나 소 정도로 표현되는 거와 비슷할지도.

    4. 원래 늙은이가 되면 쓸데없이 이벤트(...)를 좋아해서 아랫사람들 고생시키는 버릇이 생기죠. 집안에서도 회사에서도(...)

    5. 아마도 잭블랙과 동갑 (...)

    6. 제작진 맘대로... OTL
  • 늑대아찌 2008/07/01 14:37 # 삭제 답글

    포스팅 재밌게 보고 갑니다~

    3.쿵푸팬더 게임을 보시면 알겠지만.. 거북 마을도 있습니다.
    그외 악당쪽으로 멧돼지, 악어, 늑대, 여우 등등이 등장한다랄까.

    4.쿵푸팬더 공식 홈피에 실린 글을 적습니다.
    '1,000여 년 전 갈라파고스 섬의 현명한 거북 우그웨이(현자)는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나 마침내 중국에 발을 딛는다. 평화의 계곡에 내려다보이는 작은 언덕에 도착했을 때, 그는 남은 여생을 보낼만한 곳이 그곳임을 알았다. 우그웨이는 이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나무를 그 언덕에 심었다.' 추가로, '평화의 계곡을 힘쌔고 악한 자들로부터 지키겠다고 맹세' 했다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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