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두번째 봤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볼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올 여름에 본, 악몽의
방울토마토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다 재미있었던 그 영화들 중에서도 최고로 좋아요. 물론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어느 것이 뛰어나다/그렇지 않다가 아닌 좋다/더 좋다의 결과지만요^^;
첫번째는 디지털에서 봤지만 이번에는 디지털이 아니었어요. 신촌 메가박스 3관에서 봤는데... 디지털/비지디털을 다본 후에 생각한 것은
쿵푸팬더는 역시 무조건 디지털에서 봐야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차이가 어마어마해요. 비디지털관에서 보니 세밀한 부분들은 1회차 때는 신경 안써도 저절로 보였던 것이 2회차 때는 안보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물론 2회차인만큼 여유 있게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았지만 디지털이었으면 훨씬 더 많은 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그게 3회차 관람을 고민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지요.
1회차 때 본 팜플릿과 2회차 때 본 팜플릿이 서로 달랐는데, 2회차 때의 팜플릿을 보고는 엄청난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이럴수가! 이게 처음부터 6부작 기획이었다니!(콰쾅) 만약에 2가 나온다면 꼭 본다 운운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한 소리였던 거에요. 나오면 꼭 본다. 드림웍스, 슈렉4는 안만들어도 되니까 곧바로 쿵푸팬더2부터 만들어!;ㅁ; 도대체 2가 나온다 한들 무슨 이야길 할 수 있겠어?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에는 전-혀 아니올씨다! 이거, 따지고 보면 고작해야 초장편 무협에서 1장에 불과한 내용이에요. 무림의 명문에 입문한 주인공이 그를 인정하지 않는 사형사매들 사이에서 치이다가 결국은 사부의 인정을 받고 뼈를 깎는 고련 끝에 한명의 무술가로 완성되었다. 그런데 때마침 20년 전에 마도에 빠져 뇌옥에 갇혔던 사형이 탈출해서 복수를 위해 찾아오고 있으니 문파의 존망을 걸고 그와 다투게 된다. ...이 내용이잖아요? 고작해야 문파 내부의 싸움이었으니 이제는 드넓은 대륙으로 나가야지요.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2에서는 대륙으로 나가서 히로인을 만나고, 3에서는 오프닝에도 나온 그 삿갓을 쓴 절대고수의 풍모로 대륙을 구하고 애라도 낳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애들의 이야기로 4, 5, 6부를 진행하는 거죠^^;
잭 블랙은 정말 주인공 포와 혼연일체의 목소리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감상들 중에도 잭 블랙이 왠지 포랑 닮았다~는 말이 많은데 역시 처음부터 그걸 고려한 캐스팅이었을 것이고 캐릭터 메이킹이었겠지요. 경이로운 CG기술과 수준 높은 아트웍이 만나 이루어진 영상미 속에서 잭 블랙의 목소리와, 완벽하게 매치되는 풍부한 표정, 거기에 몸짓까지 합쳐져 쿵푸팬더 '포'를 만들어냅니다. 작중에서는 쿵푸를 동경하는 팬의 기질이 아주 넘치도록 귀엽게 표현된게 좋았어요. 초반에 용의 전당에 들어가서 이 물건 저 물건 유래를 달달 외우면서 신나서 어쩔 줄 몰라하는 부분이라던가, 우그웨이가 죽은 직후, 마스터 시푸와의 대화에서 비뚤어질테다 모드가 되어버렸다가 쿵푸의 성지에 가서 감동으로 눈을 빛내는 그 장면에서는 참^^; 그 덕분에 마음을 바꾼 마스터 시푸의 진심이 통할 수 있었던 거겠지요.
더스틴 호프만과 마스터 시푸의 조합은 이 작품에서 가장 귀엽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얘가 너구리인가 뭔가 알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렛서팬더더군요. 포와 시푸는 둘다 팬더였던 겁니다! ...물론 랫서팬더는 과가 다르지만요. 어쨌든 처음에는 포를 내칠 생각만 했지만 마스터 우그웨이의 죽음을 계기로 포를 믿고 전심전력을 다해 그를 키워내려고 마음먹는 시푸가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 귀엽기 이를데 없습니다요. 그리고 타이렁과의 과거, 그것을 책임지려는 모습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물론 타이렁에 대해서는 다소 책임을 회피하는 면도 있긴 하지만요.
포와 시푸의 투닥거림이 무협다운 제자와 사부의 투닥거림 그 로망이지요. 잘 보시면 시푸도 포를 수련시키는 동안 조금씩 살이 쪄서 통통해지고 배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먹어댔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결국 쿵푸팬더는 주인공 포의 성장기일 뿐만 아니라 스승인 시푸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시푸가 그때까지 스스로를 괴롭게 하던 집착에서 벗어나 포와 함께 자유로워지는 이야기지요.
안젤리나 졸리가 성우를 맡은 호권의 달인 타이그리스는
잠깐 나오는 어린 시절이 정말 와방 귀엽... 아니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고(진짜?) 여러모로 안타까운 캐릭터죠. 어린 시절부터 그 전에 심마에 빠진 타이렁과 비교되면서 마스터 시푸 밑에서 뼈를 깎는 고련을 해왔건만 용의 전사로는 어디서 나타난 말뼈다구인지도 알 수 없는 뚱보팬더가 선택되질 않나, 용의 전사고 나발이고 배운걸 다 발휘해서 막아보겠다고 하니 그건 너네 운명이 아니니 닥치고 찌그러져 있으라는 소리나 듣질 않나. 나같으면 가차없이 비뚤어져주겠다. 용케도 비뚤어지지 않고 목숨 걸고 타이렁을 막으러 갔습니다요. 결과적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타이렁과 결투 때 보여준 기량은 정말 멋졌습니다. 5인방의 연수합격은 실로 예술이었지요. 무협의 정석이라면 문파내에서 주인공과 사매의 러브로망스인데 2에서는 과연 새로운 히로인으로 팬더가 등장할 것인가, 아니면 그녀와 포가 이어질 것인가! ...물론 호랑이와 팬더의 결합이라니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작품에서 그런걸 따질 것 같지는 않은데 또^^;
성룡이 성우를 맡은 후권의 달인 몽키는 실로 안습의 캐릭터. 너무 비중이 없잖아!;ㅁ;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무려 성룡을 성우로 채용해놓고 대사가 열 마디도 안된다니 이게 말이 돼? 그것도 성룡 특유의 맛깔나는 목소리가 전혀 살아날 부분이 없어서 사전지식 없이 가면 성룡 목소리라는걸 알아들을 사람이 전 세계에 열명도 안될겁니다ㅠ_ㅠ 2에서는 좀더 활약해주세요~ 플리즈~!
루시 리우가 맡은 사권의 바이퍼도 별로 활약은 없지만 나름대로 캐릭터를 어필하는데다가 대사는 그럭저럭 있는 편이죠. 타이렁과 대결시 연수합격하면서 몽키의 어깨부터 팔까지 타고 달려드는 부분은 실로 압권! 도대체 뱀의 몸으로 무슨 쿵푸를 할 수 있을까 생각되는데 제작진은 충분한 연구를 통해 매력적이고 강렬한 움직임을 구현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당랑권의 달인 맨티스는 성우를 모르겠어요. 뉘신가요? 나름 유명인인 것 같은데^^; 맨티스의 경우에도 바이퍼와 마찬가지로, 그 작은 몸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충분한 연구를 통해 멋지고 개성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성공한 캐릭터. 작중에서는 침술의 달인으로 나오기도 하는 등 바이퍼와 동급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성공하지요.
학권의 달인 크레인도 역시 성우가 뉘신지 모르겠습니다; 작중에서는 몽키에 비해서 훨씬 대사도 많은(포를 무안하게 만드는 장면 등) 크레인이지만 결국 하는 일은 운반책; 연수합격 때도 떨어지는 타이그리스를 향해 맹금처럼 날아가서 잡아채고 구름 위로 비상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지요.
한국계 성우 랜달 덕 김이 성우를 맡은 마스터 우그웨이는 무협에서 나오는 속세에 초연해져버린 노고수의 면모를 구현해놓은 캐릭터입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런 캐릭터의 전매특허지요. 하지만 중간에 때가 왔도다, 하면서 시푸를 각성시켜놓고 꽃잎에 휩싸여 우화등선해버리는 장면에서는 저도모르게 '이 노인네! 죄다 떠맡겨놓고 튀었어!'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요.(...) 그나저나 잘 생각해보면 어차피 모든 쿵푸는 마스터 우그웨이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따라서 용문서를 만든 것도 우그웨이 본인! 즉 전설의 시작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셈이죠. ...근데 뭐하러 용문서를 전수하니 뭐니 하는 걸까요? 그냥 자기가 가르치면 끝나는 문제잖아? 외려 그가 가르친 시푸가 전대 용의 전사로 불리지 못하는게 더 웃기는 일 같은데?;
보스인 타이렁은 우리나라에서는 대대적으로 어필되지 않았지만 성우가 이안 맥쉐인이라는 사람인데, 슈렉3에서도 후크 선장역을 맡았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이 자식 악당 주제에 어린 시절 너무 귀엽... 아니 중요한건 이게 아니고(진짜?) 타이렁은 정말 멋진 녀석입니다. 처음 탈옥장면부터 시작해서 포와 싸우기 직전까지는 실로 절대고수의 풍모를 아낌없이 보여주죠. 그러다가 포라는 상대를 잘못 만나서 개그분위기에 휩쓸려 망가지다 쓰러졌으니 정말 불쌍하기 이를데 없군요ㅠ_ㅠ 게다가 진짜 불쌍한게 강보에 싸인 첫등장부터 시작해서 샌드백(?)을 두들기던 어린시절까지는 그토록 사랑스러웠던 녀석이 이렇게 우락부락하게 커버리다니!(그러니까 중요한건 그게 아니래도?)
하지만 무협에 자주 나오는 '네 눈 속에서 악을 보았다'느니 뭐니 하는 합리성이나 증거와는 담쌓은 이야기 때문에 수십년 동안 고련한 세월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다니 열받을만 하죠; 용문서를 향한 욕심도 욕심이지만 마스터 시푸와 겨루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자랑스럽게 해주고 싶었다고 포효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그를 향한 연민이 느껴지더군요. 그가 마지막에 어떻게 된 건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과연 포가 답지 않은 냉혹함을 발휘해서 그를 우그웨이 곁으로 보내버린 건지, 아니면 그저 쓰러뜨렸을 뿐 살아서 2에서도 등장할지는 미지수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라이벌역으로 다시 등장해주면 좋겠네요.
자막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정말 제작진 중에 한국인(혹은 한국계) 스텝이 많은 작품입니다. 우그웨이의 성우 랜달 덕 김도 그렇고, 엔딩곡 쿵푸파이팅은 우리의 월드스타 비가 부르기까지 했지요.(요즘 비가 헐리웃에서 활약이 초큼 많군요;) 마지막의 자막은 후일담에 가까운 일러스트들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꽤 쏠쏠해요.
그건 그렇고 설정상 포의 사문인 제이드 궁전은 쿵푸의 발원지라고 알려져 있는 만큼 대륙에서도 명문 중의 명문일 것 같습니다. 게다가 5인방은 무려 1만대군하고 싸워서 이긴 적도 있다고 하니 그 무명이 대륙에 진동하는 네임드 고수겠지요. 적어도 대륙에서의 위치가 무협의 소림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 2에서는 과연 어떤 고수와 어떤 집단들이 등장해서 즐겁게 만들어줄지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드림웍스 제작진, 바라옵건데 슈렉4 만들지 말고 쿵푸팬더 2부터 쫌!;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