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 인생낭비의 테마는 강철의 히어로질



조금 전에 보고 왔습니다. 항상 목요일이면 사람 없는 극장이 참 좋았는데 오늘은 사람이 바글바글. 알고 보니 오늘이 노동절이더군요. 이런이런. 전 '어차피 공강이니까 노는 날'로만 인식하고 있었는데 다함께 노는 날이었을 줄이야. 전혀 모르는 채 아침에 출판사에 기획서 보내고 연락 때렸는데 엄청 미안한 짓을 해버렸다_no

영화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즐거운 영화더군요. 중간에 살짝살짝 열받는 부분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론 깊게 생각하지 않고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잘 만들어져 있어요. 블록버스터의 이름에 걸맞는 성격과 퀄리티를 가진 작품입니다. 그런 고로 반드시 극장의 큰 화면에서 보실 것을 권하고 싶고, 되도록 디지털관에서 보시면 더 좋겠군요. 요즘은 정말 즐겁네요. 아직 포스팅을 못했지만 지난주에 봤던 '포비든 킹덤'에 이어 이번 '아이언맨', 다음주에는 '스피드 레이서', 그 다음에는 '나니아 연대기 - 캐스피언 왕자', 그 다음에는 '인디아나 존스4'가! 실로 블록버스터가 줄줄이 기다리는 거리를 달려가고 있는 기분!>_< 아아, 간만에 영화 볼게 너무 많아져서 막 두근두근, 해피해피♡



자, 그럼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분이 듬뿍 함유된 이야기.



일단 주인공 토니 스타크에 대해서 한마디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도저히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어요.


이 배불러 터진 엄친아 자식 같으니!(버럭)


그야말로 모든걸 다 가진 남자.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와는 비교되도 너무 비교되는군요. 같은 마벨 히어로인데 이렇게까지 비교되다니, 스파이더맨 최근 전개(원작) 보면 정말 눈물나게 불쌍하다던데 이 자식은ㅠ_ㅠ

엄청난 천재성, 세련된 외모에 어마어마한 부를 갖고 있으며 여자는 매일매일 갈아치우고 그래도 바지런히 챙겨주는 미인 비서까지 갖고 있는 남자. 덤으로 사건 터지기 전까지 자기 일에 대한 도덕적 고뇌라던가 정체성의 고민 따윈 해보지도 않고 살았다. 없는 것은 가족 뿐. 행복에 겨워서 띵까띵까~♪

이쯤 되면 이 자식 누가 좀 아프게 때려줘, 라는 심보가 무럭무럭 자라나기 마련. 실제로 테러단체에서 한방 때려줍니다. 그 순간 어차피 이 작자가 안죽을걸 알고 있기 때문에 고생 좀 해보라는 생각이 팍팍. 여기서 아주 즐거운 구도가 나와주는데... 네. 미국은 정의롭군요. 후후후. 아이고, 정의로우셔라. 그냥 모든 상황을 미국이 정의로울 수밖에 없게 세심하게 발라주시네 그려. 그나마 진정한 악이 내부에 있어서 다행이로다. 두시간도 안지났는데 이름이 생각 안나는, 토니의 각성을 위해 죽어간 의사 아저씨가 너무 불쌍합니다ㅠ_ㅠ 그의 명대사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요'를 들은 토니는 플레이보이질 그만두고 히어로질로 인생을 낭비하기로 결심하고 아이언맨의 업그레이드에 착수.(...)

배우들 연기는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다 수준 이상이고 오베디아역을 맡은 제프 아저씨의 연기가 아주 두드러지는군요. 게다가 이거 잡지 표지 등으로 등장하실 때 그냥 간지가 폭풍처럼 넘쳐 흐르십니다요. 덤으로 제 일방적인 감상이 되겠습니다만 토니 스타크역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무리 봐도 최민식 생각나요. 왜 계속 오버랩이 되는지 원;

특수효과는 와! 하고 놀랄 구석은 별로 없는데 상당히 세심하게 신경 쓴 구석도 있고 연출도 괜찮아서 아주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비행장면이나 액션씬도 꽤 좋아요.(특히 연출 제대로 못하는 감독들이 자주 쓰는 막 쓸데없이 흔들고 초점 안맞게 사람 짜증나게 만드는 연출이 안나왔다는 점에서 20점 보너스 포인트 추가) 아주 다소곳한(이렇게 밖에 표현이 안되는;) 비행자세부터 시작해서 비행에 사용하다가 지상에 내려오면 무기로 쓰는 손의 분출구는 누가 봐도 격공장! 제작진들이 무협의 로망을 아는구나!>_<

전체적으로 깊게 생각하고 보기보다는 신나게 즐기는 영화입니다. 블록버스터라는 게 대부분 다 그렇지만, 그런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꼼꼼하게 손질해서 만든 티가 나요. 어쨌든 아이언맨의 디자인은 원작을 충실하게 살려서 잘 어레인지를 했다는 평이 많이 보이던데 제가 봐도 아주 촌티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복잡미묘하게 만들지도 않아서 괜찮아 보였습니다. 업그레이드해가는 공돌이적 애정이 듬뿍 들어간 장면들도 아주 재미있게 만들어놨고요. 아이언맨이 그 힘을 과시하며 멋지게 싸우는 것보다는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되어가는 과정을 즐겁게 만들어놓은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이언맨 비긴즈라고 불러도 어울릴 듯합니다. 게다가 아이언맨의 성향은 부자의 돈지랄이라는 점에서(이쪽이 훨씬 단수가 높지만) 배트맨을 생각나게 하고 완전 딱이네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30년 동안 1급 기술진이 힘을 쏟았어도 만들지 못한 극소형 아크 원자로를 초정밀 장비도 없는 동굴에서 단시간내에 만들어내는 건 좀 심하지 않나_no 아무리 천재라도 그렇지 이론도 아니고 실제 구현되는 테크놀로지로 도대체 몇년을 앞서가는 거야? 조금만 더 개량하면 건담 엔진으로 써도 될 것 같은데; 토니 스타크, 자네 사실은 헤파이토스의 가호를 받으며 드워프 신들의 피를 잇고 있는 거지? 언젠가 자네가 태양로를 만들고 GN 드라이브 양산형을 만들어도 나는 놀라지 않겠네.(...)

게다가 아무리 그래도 원자로인데 막 몸에다 박아놓고 손으로 만지고 놀아도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 유전자 변이가 생겨서 새로운 슈퍼 히어로로 거듭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뭐 이런거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보다보면 현실에서 딱 한두발짝 정도 더 나아간 듯한 테크놀로지들의 향연이 아주 즐겁습니다. 홀로그램 키보드, 홀로그램 설계 같은 부분부터 시작해서 컴퓨터의 인공지능까지. '이런 장비는 한 10년쯤 지나면 어디엔가 구현되어서 이 정도로 쓰이고 있게 될지도?'라는 느낌? 이 부분은 아주 세심하게 신경 써서 만든 것 같아요. 한방 확~ 터뜨리는 것보다 이런 자잘한 부분들에 신경 쓴 구석이 많이 보여서 그 부분이 또 재미있어요.

엔딩 크레딧은 꼭 다 보세요. 그 후에 숨겨진 내용이 나오니까요. 맨 마지막에 사무엘 잭슨이 나오면서 끝나는데 후에 개봉할 인크레더블 헐크하고 노골적으로 연계된다더군요. 히어로 집단인가. 사실 마벨 코믹스 설정에서는 토니 스타크가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팔 개발에도 관여했다는 설정이라던데, 거기까지 영화에서 질러줄 것 같지는 않고^^; 이것도 3부작으로 계약된다던데 2가 공개되면 아주 즐겁게 개봉을 기다리게 될 것 같아요. 전 역시 블록버스터가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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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라쿤J 2008/05/01 19:06 # 답글

    나중에 들었는데, 쟤가 스파이더맨한테 슈트를 만들어주더라고요.[...하지만 그냥 만들어 준게 아니었음. 악독한놈같으니;;orz]
  • Aica 2008/05/01 20:16 # 답글

    저도 오늘 보고 왔는데 재밌더라구요. 이제 목표는 나니아 연대기/ㅅ/
  • 자련 2008/05/01 21:02 # 답글

    아주아주 기대에 미친 영화였습니다^^
  • 야크트 2008/05/01 21:06 # 답글

    저는 어제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시사회로 봤습니다. 꽁짜로 봤으니... 한번쯤 더 봐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저도 토니가 집에서 마크2 업그레이드 할 때사용하던 홀로그램 설계가 정말 맘에 들더라구요. 쓱싹 디자인한 후에 손을 집어 넣어서 움직여보는.... 정말 감탄사가 나오는 설계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로봇 둘. 아... 소화기 들이대는 놈 하나, 카메라 들고 있는 놈 하나. 이 둘이 정말 귀여웠습니다.
  • 대철 2008/05/01 21:20 # 답글

    DC에는 브루스 웨인, 마블에는 토니 스타크죠.
  • 로오나 2008/05/01 22:46 # 답글

    라쿤J // 어라, 스파이더맨 슈트도 토니가 만든 거였대요?

    Aica // 전 그 전에 스피드 레이서를^^;

    자련 // 좋더라고요. 드디어 블록버스터 시즌이 열립니다!

    야크트 // 저도 그 부분 굉장히 좋았어요! 인공지능 로봇들도 엄청 귀여웠죠. 대사 한마디 없건만 그 행동만으로 그런 캐릭터를 부여하다니 참 그런 소소한 부분에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보여서 좋더라고요.

    대철 // 근데 토니가 아무래도 훨씬 돈이 많아보입니다.(...)
  • 김동인 2008/05/02 00:56 # 답글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데, 히어로 재산랭킹 1위가 토니고 2위가 브루스 웨인이랍니다. 그 차이는 약 2배를 상회한다던가...
  • 메타트론 2008/05/02 01:10 # 답글

    광고카피 '이제 업그레이드는 끝났다'를 본순간 머리속에 번뜩이는 한마디!

    '웃기고 있네ㅡ.,ㅡ'
  • 로오나 2008/05/03 18:35 # 답글

    김동인 // 헤에, 마벨이랑 디씨가 따로따로인데도 그런 랭킹이 나오는군요. 근데 아무리 봐도 토니는 진짜 세계재산가 목록에 이름 올랐을 것 같은 녀석인데요;

    메타트론 // 2에선 분명히 또 업그레이드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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