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의 위치는 공주입니다. 공주에서도 공산성 부근이죠. 공산성을 관람하고 나서 그 앞쪽 도로에 서 있는 독립문 비스무리한 문을 지나면 이 건물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당연하지만
공주여행 중에 식사한 포인트입니다. 점심을 이곳에서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었는지 저녁도 여기서 먹어버렸어요! 하마터면 다음날 아침도 여기서 먹을 뻔했습니다. 위기였습니다. 세끼를 냉면으로만 떼울 뻔하다니.(덜덜덜)
모든 것의 시작은 공산성에서 체력을 좌악 빼고 점심을 뭐 먹을까 고민하면서부터. 그러다 갑자기 이 집은 어떨까 궁금해졌습니다. 여행 첫날이고, 또 점심이니까 좀 호화롭게 먹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상태였죠. 그런 상황에서 이 집 앞을 지나가는데 마침 밖에 나와있던 주인장 아저씨가 냉면 맛있으니까 먹고 가라고 권하더라고요. 그래서 물었죠. '이 집 육수 따로 나와요?' 일단 고기도 하는 집인 데다가 덤으로 설렁탕도 한다고 써 있는 집이니 나올 리가 없다는 계산이 있었지요. 하지만 그 순간 아저씨는 아주 명쾌하게 '당연히 나오죠.'라는 대답을 하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래서 세 사람은 점심메뉴를 냉면으로 결정하고 말았던 것이었습니다.(...)
몇번 말한 바 있지만 저는 육수가 나오지 않는 집은 제대로 된 냉면집이 아니라는 평가기준을 갖고 있어요. 기본사양이랄까. 뭐 실제로 맛있다는 집 중에서도 안나오는 집도 있긴 하지만요. 한국관 냉면의 육수는 담백한 맛으로 그냥 마시기에는 다소 심심한 느낌도 있더군요. 물냉면보다는 비빔냉면이랑 같이 먹으면 어울릴 것 같은 맛입니다.
가게는 아주 넓고, 사람도 아주 많았습니다. 점심에 갔을 때도 저녁에 갔을 때도 사람이 많아서 왁자지껄했어요. 부근에서는 아주 잘 알려져 있는 집인 것 같은 느낌. 2층도 있는데, 단체손님을 받는 곳이었습니다.
가격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싸서 놀랐습니다. 게다가 돼지갈비가 300그램에 7000원이야! 그래서 일단 가볍게 돼지갈비 3인분과 물냉면 3그릇 시켜버렸어요. 일인당 12000원.
반찬도 꽤 푸짐하게 나와요. 개인적으론 오이무침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주인공을 맡은 냉면이 나오기 전까지 언제 어디서나 묵직하며 정의로운 존재감을 자랑하시는 고기님이 지글지글 익어갑니다. 900그램은 서울에서 먹는 3인분보다 훨씬 많은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고기도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어느 정도냐 하면 중반 이후까지 다들 고기의 맛에 취해서 상추에 손도 안댔을 정도에요. 우와, 이거 맛있다ㅠ_ㅠ
이, 이것이 이 집의 물냉면인가!
대, 대단하다! 이 엄청난 볼륨감이라니! 서울에서 이 정도 양이 나왔으면 세숫대야 냉면이라도 우겼어도 아무도 토를 달지 못했을 것 같은 그런 양이 5000원이라는 가격으로 나오다니! 게다가 이 굵직한 면은 면이 외려 매혹적으로까지 보이는걸? 셋다 잠시 말을 잊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가위로 면을 썩둑썩둑 4등분 한 뒤에 한젓가락 입에 넣자...
맛있어!
정말로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표현하자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다. 아득한 수평선 너머에서 배처럼 서서히 다가오는 거대한 냉면그릇 위에서 미소지은 채 춤추는 아름다운...(이봐)
헛소리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고(...) 하여튼 정말 맛있었습니다. 2008년 들어서 먹은 냉면 중에선 베스트 오브 베스트! 정말 최고로군요! 실로 안드로메다급 퀄리티! 공주의 자랑거리로 내세워도 될 것 같은 세계수준의 공격력이다! 상당한 양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고기도 열심히 먹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먹어치운 것은 물론이고 국물 한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아아, 정말 우주로 날아가는 기분이다. 압도적인 행복감이 몸을 덮쳐오는군요. 입안에서 시작된 그 감각이 전신 혈관을 타고 몸을 한바퀴 돌아서 뇌를 푸욱 적셔버리는 듯한 기분.
점심은 세 사람의 만장일치로 '최고로 행복했다!'로 표현하겠습니다. 심지어 이번 여행이 끝난 후 나중에 이 냉면을 먹기 위한 목적 하나만으로 공주에 다시 놀러온다고 해도 전혀 손해보는게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이유로 저녁에는 비빔냉면이었습니다.(어?) 저는 비빔냉면은 물냉면에 비하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집을 발견했는데 안먹어볼 수는 없죠. 살짝 고민한 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세 사람의 의견은 저녁에도 이 집에서, 이번에는 비빔냉면과 왕만두를 먹어보자는 쪽으로 모아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6000원짜리 비빔냉면이 등장! 옆에 같이 나온 차가운 육수는 비벼먹을 때 적당히 조절해가면서 부어먹기 위한 것입니다. 이 집의 비빔냉면은 그냥 비비려고 하면 좀 퍽퍽한 느낌이거든요. 육수를 취향껏 부어서 촉촉하게 적셔준 다음 열심히 비비면...
이렇게 식욕을 돋구는 모습이 됩니다. 매운 것 못먹는 사람은 질색할 것 같은 모양새로군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매운 편도 아니고 아주 맛있어요. 실로 세계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물냉면에 비하면 약간 손색이 있지만 비빔냉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역시 추천추천!
함께 시킨 왕만두는 다섯개에 5000원. 아아, 맛있다ㅠ_ㅠ 셋이 나눠먹기에는 애매한 숫자지만 크기도 큼직하고 속이 아주 알차게 꽉꽉 들어차 있어서 아주 맛있어요. 역시 비빔냉면 먹으면서 같이 먹느라 너무너무 행복했습니다. 하마터면 또 대기권 돌파할 뻔했어요. 이번에는 간신히 지구권에 머물렀습니다.
이렇게 혀를 행복하게 하고 배를 든든하게 채운 뒤에는 나오면서 율무차와 커피 등을 한잔. 이것도 몰지각한 자판기보다는 확실하게 충실합니다요. 지방은 이다지도 모든 것이 충실한 것인가.(행복)
저희를 행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주인 아저씨께서는 점심, 저녁에 다 온 저희들에게 다음번에 왔을 때 서비스로 만두를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이걸 얻어먹기 위해서라도 다음번에도 반드시 내려올 의지에 불타고 있습니다.(활활활) 하지만 이 다음날에도 만만찮은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것은 또 다음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