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색깔에 이 상큼함이라니?! - 배스킨라빈스 '블랙 소르베'



오랜만에 배스킨라빈스. 한참 뒷북이 되겠습니다만 최근에 나온 메뉴 하나가 꽤나 신기하다고 해서 먹으러 갔습니다.


바로 이것, 블랙 소르베. 500원을 더하면 블랙와플콘을 더해서 참으로 블랙블랙한 비주얼을 즐길 수 있는 모양이지만...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죠.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컵으로 달라고 하는 사람과 콘으로 달라고 하는 사람!


저는 컵파인 관계로 블랙 와플콘이여, 안녕!

어쨌든 이미 말로도 들었고 사진도 봤지만 실물을 보니 놀라웠습니다. 이거 아무리 봐도 많이 보던 블랙이에요. 오징어 먹물 들어간 음식들의 그 블랙이야!

그런데 맛은 정말 레몬입니다! 상큼한 레몬 소르베라고! 그것도 꽤 가벼운 느낌의 레몬맛이라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보통 이런 비주얼이면 손이 안갈 것 같은데, 요즘은 이렇게 비주얼과 맛이 따로 노는 것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어서 다들 먹어보고 싶어하는 시대란 말이죠.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 좋은 어른들이 사라진 세계




사실 스파이더맨의 솔로 영화라는 느낌보다는 인피니티 사가의 에필로그 격인 이야기라는 점에 관심을 두고 보러 갔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MCU의 스파이더맨은 태생부터가 그럴 수밖에 없는 존재니까요. 앞선 두 번의 영화판 선배들과는 사정이 다르죠.

MCU 스파이더맨은 실질적으로는 어벤져스 2.5쯤 되는 시빌 워에서 첫 등장했고, 첫 번째 솔로 영화인 홈커밍은 시빌 워를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었죠. 거기에 아이언맨3까지 봐야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했고. 기본 배경 자체가 철저하게 MCU 종속적이기 때문에 MCU 솔로영화 첫편 중에 가장 독립성이 약한 영화였습니다. 그 후에 나온 블랙 팬서나 캡틴 마블과 비교될 정도로요.


그리고 그런 사정은 2편인 파 프롬 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영화는 '어벤져스 : 엔드 게임' 그리고 인피니티 사가의 에필로그쯤 되는 위치에 있는 영화에요. 홈커밍은 그럼에도 온전히 스파이더맨의 이야기였지만, 파 프롬 홈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MCU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위해서 MCU의 부품 노릇을 꽤 열심히 하고 있어요. 홈커밍에서 스파이더맨과 그 주변이 일궈놓았던 것들이 아니라, 엔드게임으로부터 비롯된 이야기가 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은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MCU를 죽 보아온 사람들은 도저히 이 우주에 속한 영화 하나하나를 독립적으로 볼 수가 없어요.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팀업 무비에 길들여졌죠. 그래요. 이제는 더 이상 MCU 초기에 '솔로 영화면 솔로 영화답게 독립성 좀 가지라고!' 하고 투덜거리던 순수한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겁니다. (먼 눈)


그런 이유로, MCU 피터 파커는 태생부터가 선배들에 비해 많이 이질적입니다. 각각 자신의 세계에서 악전고투하며 히어로의 길을 걸어갔던 선배들과 달리 그는 MCU를 빼고는 성립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존재니까요. 그리고 MCU에서 스파이더맨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선배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고 있어요. 환경도, 캐릭터도, 나아갈 길도. 그게 얼마나 마음에 들지는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저는 어차피 태생부터 이질적이었던 만큼, 굳이 과거의 스파이더맨을 답습하지 않고 MCU 스파이더맨으로서의 길을 간다는 게 마음에 듭니다. 이제 와서 히어로질 하느라 자기 삶은 엉망이 되고, 집세 못내서 빌빌거리는 피터 파커가 되어간다면 그게 더 이상한걸요.


MCU 피터 파커는 미성숙한 소년이며, 어른들에게 보호받는 존재였습니다. 그의 곁에는 좋은 어른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파 프롬 홈은 그런 좋은 어른들이 사라진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보호 받아야 하는 어린 소년이라는 사실은 무시한 채 철저하게 이용 가치가 있는 존재로만 보는 나쁜 어른들만 남았죠. 그중 하나인 닉 퓨리는 보면 볼수록 이카리 겐도가 생각났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음... 이걸 꼭 했어야 했나 싶습니다. 전 쿠키영상 보고서는 이거 좀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영화는 재미있었습니다. 유럽을 돌아다니는 배경도 좋았고, MCU 스타일의 유머가 적절하게 배치되어서 분위기를 환기해주는 것도 좋았어요. 내용적으로는 미스테리오의 설정이 좀 피식하게 되긴 하는데, 초능력과 오버 테크놀로지가 난무하는 세상이니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SF보다는 차라리 판타지인 쪽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차피 토르가 닥터 스트레인지가 존재하는 세상인데 말이죠.

이런 감상을 다른 MCU 영화에서도 느껴본 적이 있었는데? 하고 생각해보니 '아이언맨3'이었습니다. 만다린의 정체, 그리고 특수능력에 대한 감상을 미스테리오를 보면서도 비슷하게 느끼게 되더군요.


액션은 정말 좋았습니다. 홈커밍은 역대 스파이더맨 중 액션 면에서는 최약체였죠. 선배들이 구축한 레퍼런스를 가져와서 이것저것 하긴 하는데, 결과물이 그리 좋지는 않았어요. 시빌 워의 스파이더맨 액션하고만 비교해봐도 많이 별로였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요. 마치 홈커밍의 액션이 빌빌거렸던 것은 파 프롬 홈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라고 주장하듯이 멋진 액션을 보여줍니다. 특히 후반부 클라이맥스의 카메라 워크는 엄청났지요. 진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수준이었고, 엄청나게 흥분되어서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그 부분만으로도 티켓값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에요.

개인적으로는 이게 존 왓츠 감독의 액션 연출 능력이 향상되어서인지, 아니면 액션 연출에 뛰어난 다른 인력이 붙은 결과물인지 좀 궁금합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니까요.



쿠키 영상은 두 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둘 다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이거 좀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고 생각했고, 두 번째는 이거 대체 어떻게 수습할 건지 궁금해지는 폭탄인데 그게 마음에 드는 방향은 아니라서...


존 윅3 : 파라벨룸 - 역시 명품 총질무협




존 윅이 돌아왔습니다. 1편 이후 2편까지 2년, 다시 3편까지 2년 텀으로 빠르게 나와줘서 참 좋군요.


대단히 성공적인 시리즈입니다. 1편 최종 흥행수익은 8800만 달러, 2편은 1억 7천만 달러로 큰 폭으로 흥행이 성장했었습니다. 그리고 3편은 아직 흥행이 진행 중인데 이미 흥행수익이 3억 달러를 돌파했어요. 정말 이상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중입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매 편 사이에 시간의 흐름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편은 1편 엔딩 후 고작 4일이 지난 시점부터 시작하죠. 그리고 3편은 2편 엔딩 직후부터 시작합니다. 3편까지 이어진 시리즈물로서는 꽤 특이한 구성이죠.

액션은 1편부터 잔인했고, 2편은 더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3편은 더 잔인해졌습니다. 신체파괴의 수위가 이 정도까지 올라가니 저는 좀 힘들더군요. 제가 원래 이런 거에 약하거든요;


정말 군더더기 없는 영화입니다. 러닝타임 대부분이 액션으로 꽉 차 있어요. 액션 영화 중에서도 이만큼이나 액션으로만 꽉 찬 영화는 찾기 힘들죠. 하지만 보다 보면 좀 지치는 느낌도 듭니다. 계속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는 내용만 계속되니까... 라서는 아니에요, 솔직히.

단순히 액션의 배치 문제입니다. 창의적이고 멋진 액션 파트는 거의 초반부터 중반까지에 배치되어 있거든요. 후반부 컨시어지 호텔에서의 총격전 역시 정말 훌륭합니다만 그 후에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격투씬은 진짜 좀 아닙니다. 이 영화 속에서 와패니즈 캐릭터들의 존재는 명백히 마이너스에요. 나올 때마다 이것들 대체 뭔가 싶은데, 이것들이랑 치고 받는 부분은 별로 멋지지도 않고 심지어 짧지도 않아. 게다가 열심히 개그를 치는데 그 개그가... 아이고.

그렇긴 해도 이 영화에는 놀랍고 흥분되는 액션들이 많습니다. 로드 파이팅 부분이 그렇고, 개들과 함께 총질무쌍하는 부분이 그러하며, 컨시어지 호텔의 총격전이 그렇죠.


여전히 현실감을 찾기 어려운, 장르적인 클리셰와 허세력이 지배하는 킬러들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협소설의 강호무림입니다. 아무리 봐도 존 윅은 총질 무협이죠. 최고의회는 강호 최고의 권력을 자랑하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모여서 만든 무림맹쯤 되겠고요. 이 배경 설정은 여전히 매력적이며, 이 시리즈를 계속 보고 싶은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음편도 어서 나와줬으면 좋겠군요. 이번에는 정말 노골적으로 4편을 예고하면서 끝났고, 4편에서 벌어질 일들이 정말 기대되는 상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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