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좀 안 될까요? 11권 - 실로 충격적인 전개




여전히 반년 좀 넘는 텀으로 나오고 있는 '어떻게 좀 안 될까요?' 11권. 그래도 차곡차곡 쌓여서 11권까지 온걸 보니 좀 신기하기도 하군요. 아소우 미코토 선생 작품 중에서는 최장편이네요. 드라마화도 되는 등 그만큼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습니다만...

이번권은 여러모로 노도 같은 전개였습니다. 한권 내에서 주인공 카이세의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요. 이번권의 주인공은 나카도 선생이고 쇼지와 카이세는 사이드 스토리를 배정 받은 그런 느낌이랄까.


여기서부터는 좀 치명적인 이야기라 스포일러 경고를 하지 않을 수 없군요.

뒤통수가 살짝 띵- 했습니다.


아, 진짜 충격적인 전개였어요. 8권쯤부터 다시 카이세와 쇼지의 러브 라인 떡밥이 살아나면서 나카도와는 어느 정도 삼각관계가 형성되었죠. 그리고 그 후로 계속 미묘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만...


설마 이런 식으로 정리해버릴 줄이야.

설마 나카도가 이렇게 단골 음식점 점장과 결혼해버릴 줄이야! (콰쾅)


...심지어 그게 또 납득이 간다는 게 무서운 점입니다. 나카도의 마음이 계속 쇼지에게 향해있는 것 같았지만 이렇게 될 만한 핑곗거리도 충분히 쌓아놨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심지어 전 이 커플이 마음에 들어요! 권말에 후일담처럼 적혀있는 혼전계약 에피소드도 정말 좋았고!

충격적인 전개를 한방 때려준 만큼, 다음편에서도 나카도의 주인공력이 폭발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기대되는데... 그런데 이거 참 이거 아무리 빨리 나와봤자 7개월은 걸리겠네? 빨리 나올 가능성 따위 없죠? 하하하. 하하하하하. (먼 산)


이렇게 되면 남은 러브라인은 카이세와 아카보시, 쇼지의 이야기가 되겠는데... 쇼지에 대한 카이세의 마음이 동경과 사랑 사이에서 표류 중이라면 아카보시와의 관계는 아카보시의 짝사랑 상태죠. 초반에는 그냥 재수없는 놈처럼 보였던 아카보시가 그동안 점수를 착실히 벌어왔기 때문에, 그런 한편 이번권까지의 전개로 쇼지는 좀 연애 문제로는 별로 점수를 주고 싶지 않은 남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카이세와 아카보시가 맺어졌으면 좋겠습니다만, 또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감상이 달라지겠지요. 하여튼 흥미진진합니다, 정말.


인디펜던스 데이 : 리써전스 - 역시 롤랜드 에머리히야!




아이맥스 3D로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 상영관 선택에 대단히 만족했어요.


결론적으로 딱 롤랜드 에머리히다운 영화입니다.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다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에요. 잘하던 것들은 정말 잘했고 못하던 것들은 여전히 못하죠. 기대치를 거기에 맞추고 간다면 신나게 즐기다 올 수 있을 거에요. 저처럼.

영화를 보면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중국의 영향력입니다. 요즘 할리우드는 도저히 중국 시장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중국인 배우가 작중에 등장하냐 아니냐가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중국 배우를 캐스팅하게 되었죠. 이 영화는 그중에서도 아주 노골적입니다. 이 정도로 노골적인 경우는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이후로 처음이에요. 내용적으로는 그 정도로 정신 나간 건 아니고 그냥 중국인 배우도 많이 나오고 중국 쪽을 많이 보여주더라 하는 수준이지만.


여기서부터는 약간씩 스포일러가 섞인 감상 되겠습니다.


20년만에 돌아온 속편입니다. 이 기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농담처럼 들렸죠. 그런데 차근차근 진행되더니 결국 개봉되고 말았습니다.

1편은 당시에 미국뽕 한사발 거하게 들이켰고 윈도우 바이러스로 외계인 모선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엄청나게 까였지만 그럼에도 꽤나 기념비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이런 류의 액션 블록버스터 유행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는 작품이니까요.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롤랜더 에머리히는 그 사이에 꾸준히 지구를 뒤집어 엎는 재난물을 찍으면서 다른건 몰라도 지구 규모로 엎어지는건 이 감독만큼 잘하는 사람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재난물의 마스터가 되었고, 이제는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상당히 흥미로운 속편을 들고 왔습니다.

좀 다르긴 하지만 마치 마크로스 같죠. 20년 전에 이 영화 속 우주에서는 지구인들이 매우 폭력적인 형태로 외계문명과 조우했고, 그리고 그들을 쓰러뜨린 후 우주선을 주워서 20년 동안 연구하며 우리 지구하고는 완전히 레벨이 다른 문명 발전을 이룩한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된 평행우주가 이제 외계침략자들의 본진과 2차전을 벌인다니... 이건 소설이나 만화 등에서는 이미 신선미가 사라진 클리셰지만 장르가 영화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심지어 실제로 20년이 지나서 오리지널 출연진들을 모셔와서(비록 윌 스미스는 출연료 협상에 실패해서 그냥 사망처리됐지만) 찍는다니 이것 자체가 너무 신나는 기획인 거죠.


재난물이라고 표현했지만 반쯤은 거기서 벗어난 영화입니다. 재난물로서의 부분은 정말 멋지고, 롤랜드 에머리히가 다른 모든 부분이 최악일지언정 지구 규모로 부수고 뒤집어 엎는 것을 보여주는데 있어서만은 세계 최고의 능력자임을 증명해줍니다. 예고편에서도 열심히 어필한 외계인 함선이 달 기지를 지나서 지구에 착륙하기까지의 과정은 정말 이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될 정도에요. 하지만 이 영화는 그것만으로 구성되어있지 않아요.

전반부는 다가오는 종말의 위협을 미스터리 스릴러적인 분위기로 나쁘지 않게 그리고 있는데 이건 조금 일찍 나오는 것 같은 이 영화의 최대 클라이맥스 부분을 극대화시켜주는 역할을 괜찮게 수행합니다. 그리고 후반부는 외계인들과 치고받는 전투가 주를 이루고 있어요. 공중전도 하고, 백병전도 하는데 지구 쪽도 SF화되어있다 보니 스타쉽 트루퍼스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딱히 눈을 만족시킬 정도로 재미있진 않아요. 클라이맥스는 중반쯤에 나와버렸고 그 후는 그냥 요란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는 보너스 스테이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다만 후반부에서도 마치 거대 로봇 같은 여왕이 달리는 부분은 아주 멋집니다. 51구역이 열리면서 거대 로봇이 나와서 치고 받았으면 이 영화의 평가가 수직 상승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게 많이 아쉽더군요. (반쯤 진담입니다)


인간들끼리의 드라마는 큰 감흥은 없습니다. 그래도 롤랜드 에머리히의 다른 재난 영화보다는 낫다는 느낌이 드는건 구구절절하게 길게 늘어놓지도 않은 것보다도 이 기획 자체가 갖는 속편으로서의 힘 때문이겠지요. 며칠 전에 전편을 복습한 입장이라 그런가, 전편의 배우들이 하나같이 반갑더라구요. 오쿤 박사의 경우는 전편에서 사망한 줄 알았기 때문에 나온 것 자체가 의외였는데, 전편에 비해 여기서는 굉장히 이익을 본 캐스팅이었습니다. 아주 유쾌하게 활약하면서 (아마도 완결편일) 3편으로의 다리 역할을 해요.


계획대로 3부가 나온다면 그건 더 이상 외계인 침공물도 아니고 재난물도 아닌 우주전쟁 SF일 겁니다. 롤랜드 에머리히는 '스타게이트'도 연출한 바 있는 감독이긴 하지만 그게 재미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이 영화는 재난씬은 정말 훌륭하지만 전투씬들은 여왕이 웅장한 거체를 과시하며 달리는 부분을 제외하면 영 재미가 없다 보니 기대가 안돼요. 뭐 그래도 나오면 보긴 할 겁니다만.


아, 마지막으로 치명적인 스포일러 하나 하죠. 이 영화에는 쿠키 영상이 없어요. (...)



하쿠메이와 미코치 3권 - 여전히 작은 존재들의 일상



딱 1년만에 나왔습니다. 일본에는 작년 1월에 나온 책이 도대체 왜 안나오냐고 트위터에도 투덜거리고 길찾기 공식계정에도 투덜거렸지만 묵묵부답이었는데 이제야!

그동안 일본에는 4권이 나온 모양입니다. 일본 원서의 3권 -> 4권 출간 간격이 1년인걸 보니 앞으로도 년 단위로 보게 될 것 같네요. 그래도 4권 정발본은 좀 빨리 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여전한 이야기입니다. 작은 존재들의 일상은 오늘도 훈훈해요. 디테일은 여전히 뛰어나고, 이전에 나오지 않았던 곳들을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세계관이 야금야금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번권 마지막에서는 여행 사진사가 등장했지요. 무척 귀여운 에피소드입니다.

이번권에서는 1, 2권과 다른 점이 하나 눈에 띄는데, 그건 바로 장편 에피소드가 메인 에피소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5화 긴 하루편은 무려 5화에 걸쳐 전개되지요.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훨씬 더 왁자지껄하고 활기찬 에피소드에요.


느릿느릿하게 나오지만 이런 류의 이야기가 다 그렇듯 에피소드 구성이다 보니 뒤가 궁금해져서 사람 미치게 만드는 그런 책은 아닙니다. 이런 작품이 잊을 만하면 한권씩 나와주는 것도 삶의 재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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