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안녕, 그리고 고마웠어요



[공지]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 안내


마침내 올 것이 왔다... 는 느낌이군요. 블로그 활동에 열정을 잃어버려서 이 블로그 업데이트가 중단된지 2년이 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참 여러가지 기분이 듭니다.



고마웠습니다, 이글루스.

2004년 3월 22일에 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19년 동안 정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
제 청춘의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군요. 정말 별의별 주제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왔었죠. 그렇게 1만개가 넘는 포스팅이 쌓였습니다.



한때는 이 블로그도 정말 잘나가서(그야말로 왕년에는...) 누적 방문자수가 1980만명을 넘었습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2000만이라는 숫자를 볼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조금 남네요^^;


이제까지 버텨준 것에 감사합니다.


LG 그램 2021 발표


초경량 노트북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LG 그램 2021년형이 발표되었습니다.

2020년형의 경우 처음으로 17인치를 도입하면서 화제가 되었지만 발열 이슈가 크리티컬했죠. 제 경우 2020년형을 구매할까 고민하다가 17인치는 백팩에도 안 들어가서 포기하고, 15인치는 좀 고민하고 있었는데 발열 이슈가 터지는 바람에 결국 포기했었어요.




그램은 매년 내부 부품만 바꾸는 리프레시가 아니라 꽤 많은 부분이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이번 2021년형도 2020년형에 비해 업데이트 사항이 꽤 많습니다.


-16인치 모델 추가 (기존 15인치 모델 대체)

-화면비가 기존 16:9 -> 2021년형 16:10으로 변경.

-해상도가 기존 FHD (1920 x 1080) -> 2021년형 WQXGA (2560 x 1600)으로 변경

-영화 업계 표준인 DCI-P3 색재현률 99%을 적용한 IPS 패널.

-퍼팩트 히든 힌지 기술 적용으로 힌지가 보이지 않음.

-하판에 벤트홀을 추가해서 발열 대응.

-키감 향상. 키 스트로크가 기존 1.5mm -> 2021년형 1.65mm로 변경.

-터치 패드 크기가 큰 폭으로 증가. (16인치의 경우 2020년형 15인치 모델 대비 55% 커짐)

-배터리 용량이 80Wh로 증가.

-충전이 기존 AC 단자 -> 2021년형 USB-C 포트로 변경

-컬러가 3가지로 다양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6인치 모델이 추가되었다는 점입니다. 기존 그램 15인치 모델이 15.6인치였기 때문에 16인치가 15인치 모델을 대체하는 모델로 투입되었나 보군요. 그래서 2021년형은 구성이 14인치, 16인치, 17인치가 되었습니다. 2020년형의 경우 17인치를 가장 대표 모델로 미는 분위기였는데 2021년형은 16인치가 대표 모델이 되는 것 같습니다.

16인치의 경우 기기 크기 자체는 전년도의 15인치와 비교할 때 더 줄어들었다는 점이 기술의 발전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만큼 베젤을 줄였기에 가능한 일이고, 베젤이 줄어든 만큼 펼쳤을 때의 디자인도 더 좋아 보입니다. 그램도 그렇고 삼성 이온/플렉스도 그렇고 이 카테고리의 15인치 노트북은 5년 전의 13인치 초경량 노트북보다도 더 작고 가벼워요.


화면비가 16:10으로 늘어난 것은 굉장히 환영하는 부분입니다. 15인치가 넘어가면 16:9도 별로 거슬리지 않지만, 문서 작업을 주로 하는 제 입장에서는 역시 화면의 세로 길이가 길면 그만큼 더 실용적이죠.

그리고 해상도가 높아진 것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입니다. 4K까지는 아니지만 해상도를 FHD에서 WQXGA (2560 x 1600) 로 높인 건 꽤 유의미하게 체감될 수 있을 겁니다.


키감의 개선 또한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램의 초기형 모델은 하드한 타이핑 작업을 하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키감이 나빴어요. 키도 작고, 키 피치도 좁아서 오타 발생률이 높았고. 하지만 매년 전반적으로 조금씩 개선이 되어서 2020년형은 그럭저럭 쓸만한 수준까지 올라왔죠. (반대로 삼성은 2019년형 노트북9 올웨이즈 때는 참 좋았던 키감이 2020년형 이온/플렉스 때 완전히 끝장났습니다-_-;) 거기서 좀 더 개선되었다면 이번에는 구매 의욕이 생깁니다.


터치패드가 커진 것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네요. 터치패드 사용률이 높은 사람에게는 좋은 변화일 겁니다.


아, 그리고 향균 키 패드를 동봉해준다고 하는 부분이 재미있네요. 코로나 시국을 신경 썼다고 하는데... LG는 향균 기능을 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코드리스 이어폰에도 향균 기능을 넣어서 냈었죠. 별로 셀링 포인트가 되진 못했지만...


그램 2020의 발열 이슈가 꽤 크리티컬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열 배출에 신경 쓴 흔적이 보입니다. 하판에 벤트홀을 만들고, 바닥에 뒀을 때 뒤쪽을 받쳐서 살짝 뜨는 구조로 만들어두었습니다. 실제로 나와봐야 알긴 하겠지만 이번에는 발열 이슈가 없으면 좋겠군요.


배터리 용량은 72Wh에서 80Wh로 늘었는데... 뭐, 원래부터 배터리는 짱짱한 편이었으니까요. 이번에도 올데이 레벨이겠죠.


포트의 변화는 아주 재미있습니다. 일단 기존에는 아주 흔한... 동그란 AC 단자로 충전을 했는데 이제는 USB-C 포트를 통해서 충전하도록 변경되었어요. 요즘의 트렌드를 따라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댑터도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물건을 넣어준다는군요.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어댑터/케이블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매우 좋은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풀사이즈 USB-3.1 포트는 2개로 줄었는데, 대신 썬더볼트4도 지원하는 USB-C 포트가 2개로 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포트 숫자 자체는 동일하게 유지한 거죠. 요즘 USB-C가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UFS를 지원하는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과 풀 사이즈 HDMI 포트가 들어갔군요. 이어폰 단자도 그대로 있습니다.


또 컬러가 3개로 는 것도 눈길이 가는 부분입니다. 블랙이 추가된 것은 좋은데 전부 다 너무 무난한 색 뿐이라 아쉽군요. 하나쯤은 좀 개성적인 색을 뽑아줬으면 좋았을 텐데... 로즈핑크라거나, 레드라거나, 뭐 그런 모바일 쪽에서 잘 보이는 컬러들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구매 의욕이 일어나는 물건이군요. 작년부터 노트북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다가 결국 못바꿨는데, 이번에는 그램 16인치가 탐납니다. 다만 작년의 발열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구입하더라도 출시되고 나서 좀 검증이 된 후에나 구입하겠지요.



너무 늦었다, MS 서피스 듀오 9월 10일 출시 발표



2019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는 흥미로운 제품 두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서피스 네오와 서피스 듀오가 그것입니다.

서피스 네오는 윈도우10으로 구동되는 듀얼 스크린 태블릿이었습니다. 9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가 붙어있어서 펼치면 총 13인치 사이즈가 되며, 노트북처럼 쓸 수 있는 모드가 존재하는 물건이었죠. 오래 전 마이크로스프트가 컨셉을 발표하고 개발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하고 폐기된 쿠리어가 생각나는 물건이었습니다.











서피스 듀오는 서피스 네오의 축소판으로 보이는, 보다 작은 제품이었습니다. 5.6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가 붙어있어서 펼치면 8.1인치 사이즈가 되는데, 이 제품의 놀라운 점은 이것이 윈도우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물건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안드로이드 기기를 제조하겠다고 나선 것이죠.

하지만 이 제품은 발표 당시 아주 잠깐의 흥분을 안겨준 다음 그보다 훨씬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2019년 10월에 발표하면서 2020년 말에나 출시한다고 했거든요. 짜게 식을 수밖에 없죠. 당시에 이미 출시되어 있던 갤럭시 폴드와 비교하면 미래적인 느낌은 거의 없는 기기를 그것도 1년 후에나 내놓겠다고 했으니 짜게 식을 수밖에...


그리고 한참 동안 추가 소식이 없던 서피스 듀오의 정식 출시일과 가격이 공개되었습니다. 9월 10일 출시로, 작년 발표 당시의 예정보다는 약간 빨라졌습니다. 큰 의미는 없다고 보지만요.

스펙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드로이드 10

5.6인치 1800 x 1350 해상도 4:3 화면비 AMOLED 디스플레이 (401ppi) x 2
듀얼 스크린시 8.1인치 2700 x 1800 해상도 3:2 화면비

무게 250그램
배터리 3577mAh (비디오 재생 15시간 30분, 대기시간 10일, 통화시간 27시간)

18w 고속충전 지원
무선충전 없음
NFC 없음
GPS는 있음

USB-C 3.1

퀄컴 스냅드래곤 855
램 6GB
내장 스토리지 128GB / 256GB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없음

전면 카메라 11MP
후면 카메라 없음

모노 스피커, 소음감소 듀얼마이크
지문인식


서피스 펜으로 필기 가능. 하지만 별매.

128GB 모델 1399.99달러
256GB 모델 1499.99달러

9월 10일 출시


..................


이 정보를 보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이거 망했네요.


오래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쿠리어는 매우 미래적인 컨셉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현재, 폴더블 폰은 더 이상 미래의 물건이 아닙니다. 이미 2019년에 갤럭시 폴드라는 걸출한 물건이 나와버렸기 때문이죠. 2020년에는 갤럭시Z 플립도 나왔습니다.

서피스 듀오는 발표 당시부터 별로 미래적이지 못한, 갤럭시 폴드보다는 훨씬 과거적인(?) 물건이었습니다. 그렇잖아요. 접히는 디스플레이로 만든 폰이 나와서 팔리고 있는데 듀얼 스크린을 뽐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단순히 스크린 두 개 붙여서 접을 수 있는 폰을 쓰고 싶으면 LG V 시리즈를 써도 되는 시대란 말이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기를 이보다는 훨씬 강력하면서 저렴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물론 서피스 듀오는 갤럭시 폴드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쌉니다. 아직 가격이 발표되지 않은 갤럭시Z 폴드2보다도 훨씬 싸겠죠. (참고로 갤럭시 폴드는 1980달러였습니다)

하지만 서피스 듀오는 절대적으로는 전혀 저렴한 기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스펙은 1400달러라는 가격(참고로 1300달러였던 서피스 랩탑의 한국 출시가는 171만원이었습니다)에 비해 엄청나게 실망스럽습니다.



일단 무선 충전이 없습니다. 매우 어이없는 부분입니다. 2020년에 1400달러 짜리 폰 팔면서 무선 충전이 없다니 이거 혹시 개그?


후면 카메라도 없습니다. 안쪽으로도 바깥쪽으로도 자유롭게 접을 수 있으니 굳이 바깥에 카메라를 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나 본데... 과연 그럴까요? 그리고 이들이 전면에 달아둔 카메라가 과연 1400달러 짜리 폰에 어울리는 퀄리티인지는 심히 의구심이 듭니다. 요즘은 카툭튀를 감수하고서라도 어마어마하게 호화찬란한 카메라가 달린 폰들이 넘쳐나는 시대라고요.


베젤이 참 넓습니다. 2020년에는 저 베젤만으로도 정말 촌스러운 느낌이 들어버리고 맙니다. 접어놨을 때 디자인은 참 깔끔하고 멋진데 말이죠.


결국 스냅드래곤 855를 달고 나옵니다. 2020년에 출시되는 1400달러 짜리 폰인데 2019년의 플래그쉽 폰들이 달고 나왔던 한 세대 낡은 프로세서를 달고 나온 겁니다. 이건 스냅드래곤 865+로 업그레이드했어야지.


램이 6GB입니다. 1400달러 짜리 안드로이드폰에 램 6GB 실화냐? 애플스러운 램크루지가 매우 감동적입니다.


내장 스토리지가 128GB인 것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1400달러 짜리... (후략) 마이크로SD 카드 슬롯도 없는 주제에? 이건 256GB / 512GB 구성이어야 했다고 봅니다.


모노스피커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원가절감할 거면 가격을 1000달러 밑으로 낮췄어야...



물론 단점만 있는 기기는 아닙니다. 서피스 듀오만의 장점은 있습니다.


두 개의 화면을 붙여놨다는 점을 살려서 인폴딩과 아웃폴딩이 자유자재입니다. 안으로만 접을 수 있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안으로도 접을 수 있고 바깥으로도 접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큰 이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 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고요.


다른 폰과 달리 4:3 화면비를 채택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적어도 만화나 소설 같은 컨텐츠를 즐기기에는 다른 폰보다 훨씬 나을 겁니다. 듀얼 스크린이라는 점이 더해지면 더욱 그렇고요.


기술적 한계로 아직까지는 필기를 구현하지 못한 갤럭시 폴드와 달리 필기가 됩니다. 문제는 1400달러부터 시작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서피스 펜을 따로 사야 한다는 점이지요. 그리고 갤럭시 노트의 S펜과 달리 서피스 펜은 스마트폰에서 쓰기에는 좀 크고 굵습니다. 별매품이니 당연히 기기 내에 수납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휴대성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죠.


가격은 갤럭시 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런 수준이 아니라 절대치로 봤을 때도 사고 싶은 가격이어야 했다고 봅니다. 이 스펙으로 낼 거면 999달러 이하였다면 좋았을 것 같군요. 물론 플래그쉽 가격이 나날이 오르고 있는 요즘 시대에 듀얼 스크린 달고 갤럭시 노트20 울트라보다 좀 더 비싼 수준으로 가격을 맞추자니 원가 절감을 할 수밖에 없었겠죠. 하지만 마진을 위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타협하여 만들어진 것 같은 이 결과물은 가격대비 매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왜 저렇게 나왔는지는 알겠는데, 저렇게 나오면 안 되는 물건이라는 느낌입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



2017 대표이글루_movie